美 메이저리그, 협상 파행에도 ‘개막 강행’…7월 개막

입력 2020-06-23 14:09 수정 2020-06-23 18:14
롭 만프레드 MLB 총재가 지난해 11월 21일 텍사스주 알링턴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시즌 개막을 강행할 전망이다. 선수노조와의 협상이 끝내 어긋났음에도 롭 만프레드 MLB 총재가 기존의 60경기안을 바탕으로 다음달 말 개막을 밀어붙이면서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 상황이 급변한 게 크게 작용했다.

미 야후스포츠에 따르면 MLB사무국은 22일(현지시간) “MLB 구단은 모두가 지난 3월 26일 합의안 대로 리그를 진행하는 데 동의했다”고 리그 개막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주 선수노조 내부 표결에서 부결됐던 60경기 안을 그대로 진행한다는 태도다. 선수노조는 MLB사무국의 60경기 안 대신 70경기 안을 주장해왔다.

MLB 사무국은 “협의가 타결되지 못해 실망스럽다”면서도 선수노조 측에 리그 개막을 위해 미 동부시간 기준 23일 오후 5시(한국시간 24일 오전 6시)까지 2가지 사항에 대해 최종 답변을 요구했다. 다음 달 1일까지 선수들이 리그 개막을 위해 등록할지 여부, 그리고 보건수칙 등이 포함된 시즌 운영지침에 동의할지 여부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지난주 MLB 구단 선수와 직원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는 약 40명 수준이다. 플로리다주와 애리조나주에서 확진자가 급증한 게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류현진의 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팀은 스프링캠프를 플로리다주와 애리조나주가 아닌 각 연고지에서 열 계획이다. MLB 사무국의 결정에는 협상을 끌 경우 상황만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선수노조가 MLB 사무국의 결정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선수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건 역사상 8차례 뿐이었으며 가장 최근에 벌어진 건 역사상 최대 규모였던 1994년 파업이다. 당시 파업은 야구 전업을 선언했던 미 프로농구 NBA스타 마이클 조던이 농구로 복귀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당장 파업이 진행되지 않더라도 단체협약(CBA)이 만료되는 2021시즌 이후에는 가능성이 생긴다.

앞서 MLB 선수노조와 사무국은 지난 3월 합의안에서도 시즌 진행 방식을 놓고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당시 합의안이 경기 수에 따라 선수들이 받을 임금을 조정하자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시즌을 몇 경기 진행하느냐에 따라 받는 돈도 달라진다. 각 구단주들은 합의 뒤에도 추가적인 임금삭감을 계속해서 요구했으나 선수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MLB 사무국은 임금을 추가삭감만 하지 않는다면 3월 합의에 따라 사무국이 경기 수를 임의대로 조정할 권한이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선수노조가 MLB 사무국이 협상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소고발 조치할 경우 구단주들은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 상당을 내놓아야 할 수도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