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이후 차별·혐오 느껴”… 전염병이 높인 차별 민감성

입력 2020-06-23 13:1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경험이 국민의 차별 민감성을 높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20 차별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실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차별이나 혐오의 대상이 된 개인 혹은 집단이 있다는 질문에 다수가 긍정했다. 응답자의 70%가량이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차별이나 혐오의 대상이 된 집단이 있다’고 밝혔다.

차별이나 혐오의 대상자로는 종교인을 가장 많이 꼽았다. 차별과 혐오 대상자을 묻는 질문에서 종교인(59.2%), 특정지역 출신(36.7%), 외국인·이주민(36.5%) 등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차별이 곧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단 위기감에는 압도적인 공감 수치를 보였다. 응답자 90% 이상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누군가를 혐오하고 차별하는 나의 시선이나 행위가 언제든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거나 ‘나도 차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는 의견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차별을 해소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에도 다수가 동의했다. 정부 차원의 종합적 대책 수립·차별금지 법률 제정·인권위 등 차별시정기구의 규제 강화·악의적 차별에 대한 형사처벌, 정치인·언론의 혐오 조장 규제 등 정책적인 필요에는 80% 넘는 사람이 동의했다. 인권과 다양성 존중의 학교 교육 확대·국민인식 개선 캠페인 강화 등 교육적 대안에는 90% 이상이 찬성했다.

인권위는 차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파악하고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본 조사를 실시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