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약 메트포르민, 코로나 여성환자 사망위험 낮춘다

입력 2020-06-23 11:39
당뇨약 메트포르민. 위키미디어

2형(성인) 당뇨병 표준치료제인 메트포르민(Metformin)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여성 당뇨병 환자의 사망 위험을 낮춰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대학 의대 내과 전문의 카롤린 브라만테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로 입원하기 전 메트포르민을 복용한 여성 당뇨병 환자가 메트포르민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보다 코로나19로 사망할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입원한 당뇨병 환자 6256명(평균연령 75세, 여성 52.2%)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다.

분석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코로나19로 입원하기 최소한 90일 전부터 메트포르민을 복용해 온 여성은 미복용 환자보다 사망률이 21∼24%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오직 여성 환자들에게서만 관찰됐다. 다른 병력, 먹고 있는 다른 약 등 여러 변수를 고려했지만, 이러한 결과에 변함이 없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과거 발표된 당뇨병 예방 효과와 관련된 메트포르민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만성 염증을 나타내는 염증 표지 단백질인 C-반응성 단백질(CRP-C-reactive protein)이 줄어들지만, 효과는 여성이 남성보다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트포르민은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사이토킨 단백질인 TNF-알파의 수치도 낮춰 주는 효과가 있는데 이 경우에도 남성보다 여성이 현저히 큰 효과를 나타낸다. TNF-알파는 코로나19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메트포르민이 여성 환자에게만 코로나19 사망 위험을 줄이는 이유는 이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분석은 관찰연구 결과인 만큼 명확한 확인을 위해서는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메트포르민은 간에서 포도당 합성을 막고, 세포의 포도당 흡수를 촉진해 혈당을 떨어뜨리는 약이다. 오래전부터 당뇨병 치료에 널리 처방되는 값싸고 안전한 약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논문을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검토하기 전에 미리 공개하는 사이트인 MedRxiv에 실렸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