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감염자, 평균 19일간 바이러스 전파…항체도 잘 안생겨”

입력 2020-06-23 11:36 수정 2020-06-23 11:37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의 한 실험실에서 백신 개발을 위한 테스트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고도 별다른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들이 유증상 감염자보다 더 오랫동안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다른 감염자에 비해 항체 반응도 현저하게 낮았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충칭의과대학 황아일룽 교수 연구팀은 최근 의학 전문지 ‘네이처 메디컬’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 37명의 바이러스 전파 기간 중간값은 19일로 경증 환자보다 3분의 1가량 더 길었다. 한 무증상 감염자는 무려 45일간이나 바이러스를 전파한 사실이 확인됐다.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의 항체 보유 수준은 유증상 감염자보다 훨씬 낮았다. 연구팀이 분석한 무증상 감염자 37명 모두 항체를 보유했지만, 이들의 항체 보유 수준은 유증상 감염자의 15%에 불과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무증상 감염자의 40% 이상이 퇴원 전 이미 항체를 상실하는 등 낮은 면역 반응을 보였다.

충칭의대 연구팀은 총 180명의 코로나19 감염자를 연구했는데, 이 중 20% 이상이 무증상 감염자였다.

지난 3월 코로나19가 발병한 한 남극 항해 크루즈선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의 80% 이상이 무증상 감염자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의학 전문가가 모니카 간디는 “무증상 감염자는 코로나19 대응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충칭의대 연구팀도 “침묵의 전파자의 출현으로 코로나19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무증상 감염자 대응을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 위생 강화 등 코로나19 통제 정책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