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한인 폭행 사건이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 피해자는 10대 한국계 소년으로, 가해자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며 폭행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종차별 사례 고발 등 제보를 받아 각종 사건을 전하는 인스타그램 페이지 ‘jackfroot’는 23일 “네덜란드에 거주하는 만 16세 한인 소년이 아무런 이유 없이 얼굴을 가격당했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피해자의 어머니이며,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도 공개됐다.
게시물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2일 네덜란드 노르트홀란드주 잔담 지역에서 발생했다. 당시 피해자는 친구들과 잔디밭에 앉아 시간을 보내던 중이었다. 그런데 돌연 네덜란드인 5명의 무리가 피해자에게 다가왔고, “뭘 봐? 이 암 덩어리 코로나 중국인 XX야”라며 시비를 걸었다. 모욕적인 발언 끝에 자리를 옮겼던 5명의 무리는 잠시 뒤 다른 친구들과 함께 돌아왔다. 총 20명 정도였다.
이들 중 한 명이 피해자 친구의 휴대전화를 빼앗았다고 한다. 그 휴대전화를 피해자의 것으로 착각해서였다. 이후 “휴대전화를 돌려받고 싶으면 사과하라”며 피해자를 위협했다. ‘jackfroot’ 측은 “피해자는 더 큰 문제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사과를 했고,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며 “그러자 가해자가 분노하면서 피해자의 얼굴을 발로 걷어찼다”고 설명했다.
영상에는 폭행의 충격으로 쓰러진 채 일어나지 못하는 피해자의 모습이 담겼다. 가해자들은 폭행 이후에도 피해자를 조롱했다. 주변에 있던 피해자의 친구들은 공포에 빠진 듯 미동도 없이 앉아있었다.
피해자는 현지 경찰에 신고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jackfroot’ 측은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벌어진 명백한 동양인 혐오 범죄”라며 “가해자들의 만행이 더 알려질 수 있게 게시물을 공유해달라”고 말했다.
이 게시물은 23일 국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됐다. 네티즌은 “20명이 몰려와 괴롭힌 거냐” “친구들은 왜 도와주지 않느냐”며 분노하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