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에서 또 故노무현 비하 ‘일베’ 자막을 보다니

입력 2020-06-23 09:19 수정 2020-06-23 09:28
SBS funE 화면캡처

SBS funE 예능 프로그램 ‘왈가닥 뷰티’ 방송 화면에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에서 사용하는 비하 언어가 등장해 뭇매를 맞고 있다. SBS에서 여러 번 같은 논란이 불거졌지만 개선되지 않은 모양새다.

‘왈가닥뷰티’ 22일 방송에는 ‘들어봅시다. 고 노무 핑계’라는 자막이 등장했다. 진행자 정혁이 출연자 단체 대화방을 퇴장하자 또 다른 진행자인 홍진영과 김민경이 그를 다그치는 상황에 나온 말이다. ‘고 노무’는 일베에서 쓰는 언어로 알려졌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단어인 ‘노무’를 사용해 ‘그놈의 XX’를 ‘고 노무 XX’라고 적는 식이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제작진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글이 빗발치고 있다. 무엇보다 SBS에서 이런 논란이 처음이 아닌 점을 지적하고 있다. 2016년 9월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비하하는 ‘운지’라는 자막이 떴다. 출연자 개리에게 국가대표 골키퍼 이운재의 이름을 따온 ‘개운재’라는 별명을 붙였는데 자막에는 ‘개운지’라고 등장했다. 2014년 같은 방송에서는 고려대학교 로고에 일베 로고가 합성된 이미지를 사용하기도 했다.

2015년 SBS ‘뉴스8’에도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음악인 ‘MC 무현’의 일부분을 사용했다. 2013년 8월에도 노 전 대통령 얼굴을 코알라와 합성한 ‘노알라’ 이미지를 사용했다. 이밖에도 2014년 10월 ‘세상에 이런 일이’, 2015년 9월 ‘한밤의 TV 연예’ 등에서도 일베 논란이 일었다. 지금까지 불거진 SBS의 일베 논란은 무려 12회다.

가장 최근 일베 논란으로 몸살을 치른 방송은 JTBC의 디지털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스튜디오룰루랄라 웹예능 ‘워크맨’이다. 비난이 쏟아지자 스튜디오룰루랄라는 지난 3월 제작진을 징계했다. ‘워크맨’ 42회 ‘부업’ 편 화면에 ‘18개 노무(勞務) 시작’이라는 자막이 떴다. 다만 제작진은 “특정 커뮤니티 용어라는 사실은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워크맨’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약 11만명이 구독을 취소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