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주자? 백종원 어때요?” 김종인 깜짝 발언

입력 2020-06-23 08:23 수정 2020-06-23 08:32
뉴시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차기 대선 주자를 묻는 말에 외식사업가이자 방송인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져 이목을 끌고 있다.

중앙일보는 지난 19일 당 비례대표 초선 의원들과 오찬 자리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며 복수의 참석자를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김 위원장은 오찬 초기에 당명 변경과 정강, 정책 개편 등 당 재건 방향을 주로 말했다고 한다. 이어 2011년 말 출범한 한나라당(통합당 전신) ‘박근혜 비대위’에 자신이 비대위원으로 함께 했던 것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김 비대위원장은 “그때처럼 당을 쇄신해야 대선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경제 민주화 등이 추가된 새로운 정강, 정책을 만들어 2012년 19대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했다.

김 비대위원장의 말에 의원들은 “다음 대선에선 누가 대통령이 될 것 같냐” “대선 후보로는 누구를 눈여겨보고 있냐” 등의 질문을 내놨고 김 위원장은 “여야 할 것 없이 인물이 한 명도 없다. 특히 통합당은 골수 보수, 꼴통 이미지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한참 침묵하던 김 비대위원장은 “백종원씨 같은 분은 어떠냐. 이렇게 모두가 좋아하는 대중 친화적인 사람이 나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들은 “그 먹방(주로 음식을 먹는 방송)하시는 분” 등으로 호응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김 위원장 측 관계자는 “지금 통합당 후보군이라는 분들이 대중과 괴리감이 있기에, 대중에게 사랑을 받고 편한 어법으로 소통이 가능한 분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백씨를 예로 든 것일 뿐”이라며 “백씨를 특별히 대선 후보로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22일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차기 대선 주자로 새 인물을 염두에 두고 있냐는 질문에 “모두 ‘이 사람이 나왔구나’라고 할 만한 사람이 차기 대선 주자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관해 묻자 “자기가 생각이 있으면 나오겠지”라고 답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에 대해서는 “착하다고 대통령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에둘러 부인했다.

한편 백 대표는 2018년 10월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나와 “예전부터 호텔에는 왜 비싼 식당만 있어야 하냐는 불만이 있어 호텔업을 시작했다”는 등의 소신 발언을 해 이목을 끌었다. 당시 백 대표는 국내 외식업 프랜차이즈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외식업 창업을 쉽게 할 수 없는 문턱을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시장이 그렇게 크지 않고 국내 외식업 시장이 포화 상태이니 해외시장을 바라보고 넓은 시장을 나가는 방향이 맞다”고 조언했다.

백 대표는 또 ‘더본코리아 가맹점이 손님을 다 빼앗아간다고 한다. 출점 제안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가맹점을 잘 키워 점주가 잘 벌게 해준 것뿐인데 무슨 잘못인지 모르겠다. 너무하신 것 아니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앞서 백 대표는 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부는 예산고와 예화여자고등학교가 있는 예산학원 설립자로도 유명하며 부친은 백승탁 전 충남 교육감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