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육류 공장서 1300명 무더기 확진…당국 초비상

입력 2020-06-23 00:59
독일 육류 가공공장 모습. dw.com 캡처

독일의 육류 가공공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300명 넘게 발생해 당국이 관련 업계를 면밀히 조사하는 등 비상조치에 나섰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은 독일 북서쪽의 도시 귀터슬로에 있는 토니스 육류 공장이라고 22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이 보도했다.

귀터슬로 당국은 해당 공장에서 1331명이 확진됐다고 발표했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독일의 토니스 육가공 공장. dw.com 캡처

이번 대량 감염으로 독일에선 환자 한 사람이 전염시킨 환자 수인 감염재생산지수(R)가 급격히 증가했다.

독일의 R 수치는 지난 5월까지 0.75였지만 육류공장발 집단 감염으로 2.88로 치솟았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독일이 바이러스와 성공적으로 싸우기 위해서는 숫자를 1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앞서 5월에도 독일 로어 작센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의 공장에서도 코로나19 감염이 보고됐다. 이후 독일 당국이 업계를 면밀히 조사해왔지만 대형 집단감염을 막지 못했다. 독일의 육류업계 종사자 수는 20만 명에 이른다.

육류 공장발 감염은 세계적인 문제다. dw.com 캡처

육류공장발 감염은 세계적인 문제다. 종사자의 상당수가 이민자 출신이며 취약한 노동환경에 노출됐다.

미국의 대형 육류 가공 공장들은 지난 몇 달 동안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운영을 중단했다. 미국의 육류 포장공장 노동자의 약 절반은 이민자들이다. 캐나다에서는 최소 600명의 이주 농장 노동자들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독일 정부는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안을 예고했다. 내년부터 육류업계에선 하청업체 사용이 금지되고 직접 고용한 직원만 육류를 도축·가공할 수 있다. 근로시간 규정을 위반할 경우 최대 3만유로(약 4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