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남확성기 재설치…우리도 맞대응, 글로벌호크도 작전투입

입력 2020-06-22 18:10
북한이 대표적인 대남 심리전 수단인 확성기 방송시설을 재설치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군 당국은 지난 21일 오후부터 북한 군이 비무장지대(DMZ) 북측지역 일대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남 확성기 재설치 작업을 진행하는 정황을 포착했다.

<2020년06월22일 파주=권현구기자 stoweon@kmib.co.kr> 북한이 대표적인 대남 심리전 수단인 확성기 방송 시설을 재설치하는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22일 경기도 파주 접경지역 바라 본 북한 지역에 확성기가 보인다.

남북 양측은 2018년 4·27 판문점선언 합의에 따라 확성기 방송시설을 철거했다. 철거 2년여 만에 재설치 작업이 이뤄지면서 앞으로 DMZ 일대에서는 확성기 방송을 통한 비방과 선전 등의 활동이 집중될 전망이다. 북한의 확성기 방송시설 재설치는 최근 북한군 총참모부가 군사행동을 예고한 이후 대남 전단을 대량 인쇄하는 등 대남 심리전 강화 차원의 후속조처로 풀이된다.

북한은 2018년 5월 1일 최전방 지역 40여 곳에 설치한 대남 확성기를 철거했다. 남측도 최전방 40여 곳에 설치한 고정식·이동식 확성기 방송 시설을 같은 달 4일 철거한 바 있다. 4·27 판문점 선언은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나가기로 했다”고 돼 있다.

우리 군도 대응 차원에서 기존에 철거했던 시설을 복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력을 최대로 높이면 군사분계선(MDL) 인근 북한군 부대에서 밤낮으로 들을 수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1963년 시작돼 남북관계 부침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4.29 yatoya@yna.co.kr/2020-04-29 10:36:44/

한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9·19 남북군사합의를 파기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9·19 군사합의는 직접적이고 우발적인 군사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한 사안”이라며 “(연락사무소 폭파는) 우리의 영공·영토 내에서 이뤄지는 (군사 행동) 사안과 비교해 볼 때 조금 개념상 차이는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상향할 계획도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혔다. 1~5단계로 나뉘어 있으며 평시 우리 군은 4단계를 유지 중이다.

정 장관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 대해서는 “군사적 전문지식이 있다기보다는 2인자로서 실질적 역할을 하면서 임무를 분담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실질적 악역은 밑(김 제1부부장)에서 담당하고 최종적인 남북 관계 개선 등 정책적 변화가 올 때 김 위원장 이름으로 위상을 더 확고히 하겠다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 호크'가 23일 새벽 경남 사천 지역 후방 공군부대에서 한국군에게 인도되고 있다. 지난 17일 계획됐던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 호크' 1호기의 인도가 기상 여건 등으로 인해 뒤로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2019.12.23. 뉴시스

국방부는 국방위 제출자료에서 “북한은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에 장비고를 신설하고 김일성광장을 보수하는 등 열병식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은 열병식을 기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새로운 전략 무기를 등장시켜 미국을 자극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당 창건일은 10월 10일로 이때 이뤄지는 도발이 11월 미국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 군 당국은 지난해 말 도입한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 1호를 10월 처음 작전에 투입해 감시 태세를 더 확고히 할 방침이다. 글로벌호크는 고성능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20㎞ 상공에서 지상 30㎝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정찰기다. 한번에 40시간 가량 작전 비행을 할 수 있으며 작전반경은 3000㎞나 된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