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인들이 즐기는 연날리기가 도로위의 위협 거리가 되고 있다.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연줄에 목이 감겨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인도네시아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18일 오후 발리섬 덴파사르의 한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61세 남성이 날아온 연줄이 목에 감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남성은 반대편 차선으로 넘어가면서 오토바이와 함께 넘어졌고 마주오던 건설장비(휠로더)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가 연줄에 엉켜 균형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며 “연줄이 하필 차로 위에 길게 늘어지면서 목에 감긴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난 11일에도 자바섬 중부 솔로시에서 오토바이를 몰던 21세 남성이 연줄이 목에 감겨 넘어지는 사고로 숨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목이 부러지는 큰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을 거뒀다.
또 지난주 초에는 발리섬 타바난군에서 한 남성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목과 손가락에 연줄이 엉켜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연날리기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즐기는 전통놀이 중 하나로, 계절풍이 불고 방학 기간인 6~7월에 절정을 이룬다. 다만 도심 한복판 등 장소에 상관없이 연을 날리다 보니 의도치 않게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타바난군 사고 피해자는 연줄에 목이 깊게 베인 상처를 SNS에 공개했고, 이를 본 네티즌들은 “연을 날리더라도 장소는 가려서 하자” “끊어진 연도 가능한 한 찾아서 집으로 가져가자”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2015년에도 자바섬 서부 브카시에서 오토바이를 타다 연줄에 목을 다친 22세 여성의 SNS 글이 화제를 모았던 바 있다.
그는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속 40㎞로 오토바이를 몰고 가는데 갑자기 목에 연줄이 감겼다”며 “제동을 걸지 못한 상태에서 연줄이 마치 면도칼처럼 날카롭게 목을 베었고 피를 흘렸다”고 말했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