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가 ‘푸른 눈의 증인’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을 재조명하는 행사를 연다고 22일 밝혔다. 푸른 눈의 증인은 1980년 당시 미국 평화봉사단으로 파견돼 5.18을 직접 목격한 폴 코트라이트가 쓴 책의 제목이다.
전남대 5·18연구소는 24일 오후 5시 용봉관 3층 대회의실에서 올해 발간된 폴 코트라이트의 책을 번역한 최용주씨를 초청한 가운데 ‘외국인의 시각으로 조명한 5·18’에 대해 이야기하는 집담회를 개최한다.
집담회는 외국인의 시각에서 재구성한 5·18 푸른 눈의 증인 통해 사건의 성격과 의의를 보다 객관적으로 조명하게 된다. 5·18을 둘러싼 진실과 해석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다양한 접근방식을 통해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폴 코트라이트는 1980년 당시 나주 호혜원에 파견됐다가 5·18 참상을 현장에서 목격했다.
그날의 비극을 영상에 담아 최초로 전파한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등 외신기자들의 통역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20년간 아프리카 여러 지역에 안과 센터를 설립·운영하는 등 의료봉사를 해왔다. 보건학과 안과학 분야에서 국제적 명성이 높은 학자이기도 하다.
번역자 최용주씨는 5·18 당시 항쟁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전남대 총학생회의 학술부장을 지냈다. 계엄군에 체포돼 옥고를 치른 그는 미국 켄터키 대학교에서 사회학과 박사과정을 마치고 공공기관에서 30여년을 근무했다.
최씨는 “벽안의 미국인 청년이 광주 시민을 향해 보내는 연민과 연대의 정신이 아름다웠다”며 “당시 고립된 광주의 비극을 밖으로 알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던 그의 용기가 고마웠다”고 번역 배경을 설명했다.
전남대 5·18연구소는 올해 ‘새로운 증인과 다양한 해석’을 주제로 당시 가해자인 군 관계자와 평화봉사단이나 외신기자로 현장을 지켰던 외국인 등의 증언을 통해 5·18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