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를 야단칠 때 감정 조절을 못 했다. 아이에게 정말 미안하다.” 창녕 ‘프라이팬 학대’ 여아 친모가 주요 혐의를 인정하며 때늦은 후회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 창녕경찰서는 9살 딸에게 상습적인 학대를 일삼은 계부와 친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은 경찰의 수사기록을 토대로 부부의 학대 혐의를 보강한 뒤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아동학대 사건’ 신고 접수 후 수사를 진행해 지난 15일 계부 A(35)씨를 구속했으며 지난 19일 ‘행정입원’ 중인 친모 B(27)씨에 대한 조사를 벌여 이날 이들 부부에 대해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습 특수상해) 및 아동복지법(상습학대) 위반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친모는 경찰 조사에서 주요 혐의에 대해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모는 행정입원 중인 병원에서 변호사 입회하에 19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딸의 눈에 든 멍, 머리 상처, 목 상처 등 학대 혐의에 대해서 인정했지만, 도구를 사용한 학대 등 민감한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부인하거나 진술을 거부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아이를 야단칠 때 감정조절을 못 했다”며 “아이에게 정말 미안하고 먼저 구속된 남편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의 계부와 친모는 총 9개의 학대 혐의를 받고 있다. 계부는 프라이팬으로 손 지지거나 쇠막대기로 때리는 방식으로 단독 학대했고, 친모는 글루건으로 발등에 화상 입혔고 달군 쇠젓가락으로 발바닥을 지지는 등 3건의 학대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부부가 함께 있을 때는 A양을 실내로 나오지 못하도록 발코니에 가둔 뒤 쇠사슬로 목을 묶고 자물쇠 채우는 등 학대를 하고 욕조에 물을 받아 숨을 못 쉬도록 머리를 누르는 등 4건의 학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지난 1월 거제에서 창녕으로 이사 온 후 2월부터 지난달까지 아이와 사이가 나빠지면서 학대행위가 집중된 것으로 판단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9살 여아 지옥학대’ 계부·친모 검찰 송치…“딸에게 정말 미안하다”
입력 2020-06-22 14:28 수정 2020-06-22 1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