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영국 남부 레딩의 한 공원에서 벌어진 흉기 사건의 용의자가 리비아 출신의 20대 남성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에 나섰다.
BBC방송 등은 레딩 흉기 테러 용의자 카이리 사달라(25)가 국내정보부(M15)가 지난해부터 주시하던 인물이라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달라는 레딩 도심의 공원인 포베리가든에서 주말 저녁 산책을 즐기던 시민들을 찌르고 달아나 3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당시 목격자는 “한 괴한이 혼자 걸어 들어오더니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크게 외치고는 갑자기 사람들을 찌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희생자 중 한 명인 제임스 퍼롱(36)은 인근 워킹엄의 한 중학교에서 역사와 정치를 가르치는 교사로 알려졌다. 제임스의 부모는 “제임스는 똑똑하고 정직하며 재미있는 사람이며 최고의 아들이었다”고 회고했다.
한 소식통은 “사달라는 극단주의와 관련된 이유로 해외에 다녀온 적이 있어 경찰이 조사 중이었다”면서 “그러나 당장의 위험이 없는 것으로 판단돼 별 조치 없이 조사가 중단된 바 있다”고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이 소식통은 사달라가 정신건강상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정보 당국이 파악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은 사달라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조사한 바로는 다른 용의자가 가담했다는 증거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레딩 테러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와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선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포베리 가든 테러에 대해 “역겹고 경악스러운 사건”이라면서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집중 수사를 예고했다.
이번 테러는 지난해 11월 이후 영국에서 일어난 네 번째 테러다. 지난해 11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조직원인 우스만 칸이 런던 브리지 인근 피시몽거스 홀에서 벌인 테러로 2명이 사망했다. 지난 1월엔 화이트무어 교도소에서, 지난 1월엔 런던 남부 스트레텀 지역에서 테러로 추정되는 칼부림 사건이 벌어졌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