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의 신파디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의 추가 확진자가 한 자릿수로 줄어들면서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지 주목된다.
하지만 집단 감염이 발생한 베이징 펩시 공장이 문을 닫고, 미국 가금류 수출업체인 타이슨사 육류의 중국 수입도 금지되는 등 코로나19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22일 신경보에 따르면 지난 21일 베이징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9명이었다. 지난 11일 1명, 12일 6명, 13일 36명으로 늘어난 뒤 줄곧 두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하다 일주일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이다.
이날 코로나19 의심 환자는 2명, 중국의 공식통계에 잡히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는 5명이 추가로 나왔다.
지난 11일 이후 신파디 시장을 중심으로 확산된 집단 감염에 따른 누적확진자는 236명으로 늘었다.
베이징시 당국은 코로나19 통제를 위해 200만명 넘는 주민을 대상으로 핵산 검사를 하는 등 방역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최대 검사 가능 인원도 10만명에서 23만명으로 늘리고, 택배 및 음식 배달원은 전원 핵산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이유로 미국의 대형 육류업체인 타이슨푸드 가공공장에서 생산된 가금육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해관은 타이슨사 가공공장의 노동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 항구에 도착했거나 도착 예정인 선박을 포함해 이 공장에서 나온 모든 선적물량이 일시적으로 억류될 전망이다.
타이슨사는 이달 초 아칸소주 공장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한 결과 이 중 13%인 481명이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SCMP는 이번 가금류 수입 금지 결정은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정상적인 무역에 지장을 줄 뿐아니라 지난 1월 체결된 미·중 1단계 무역협정 이행이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가금류 수출입 문제는 늘 민감한 이슈였다. 중국은 2010년 미국산 가금류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수년간 분쟁을 촉발시켰고, 2015년에는 미국 조류독감을 이유로 모든 미국산 가금류 수입을 금지했다.
이 금지 조치는 작년 11월에야 해제됐는데 코로나 때문에 불과 6개월 여 만에 다시 일부 수입 중단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타이슨사는 지난해 12월 중국으로부터 미국 내 36개 가공공장의 가금류 수출 승인을 받았다.
중국 해관은 지난주에도 노동자 다수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독일 회사의 돼지고기 수입을 금지하기도 했다.
최근 신파디 시장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베이징의 펩시 공장도 문을 닫았다. 중국에서 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생산을 중단했다가 재개했는데, 펩시는 다시 가동을 멈춘 첫 사례가 됐다.
펩시측은 지난 15일 첫 확진자가 나오자 당일 즉각 공장을 폐쇄했고,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87명 전원을 격리했으며 공장과 주변에서 채취한 검체는 모두 음성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시는 다싱구에 있는 펩시 공장에서 8명의 확진자가 나왔으며, 이들 중 2명은 신파디 시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