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5 판매량 미국 추월… 코로나에도 부자들은 잘사네

입력 2020-06-22 11:15
서울 영등포구의 한 BMW 서비스 센터에 수리를 기다리는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배훈식 뉴시스 기자

한국에서 포르쉐 람보르기니 BMW 등 고가 수입차 판매가 크게 늘어남을 외국 언론도 주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한국의 고가 차량은 여전히 잘 팔렸다는 얘기다. 특히 1∼4월 한국 내 BMW5 시리즈 판매량은 미국을 추월했다.

로이터통신은 22일 ‘포르쉐, BMW에 펑펑 돈 쓰는 한국의 부유층’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올해 1~5월 가격이 1억원(미화 8만2511달러)을 넘는 수입차가 한국에서 1만5667대가 팔렸는 데 주목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70% 증가했다.

특히 포르쉐는 3433대가 팔려 지난해 동기보다 46% 늘었다. 람보르기니 판매량은 거의 4배 수준인 115대가 팔렸다. BMW도 46% 증가한 2만1361대가 판매됐다.

로이터통신은 “코로나19 이후 더 벌어진 빈부격차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중소 자영업자 영업은 어려워졌고 실업율은 치솟았으나 부유층의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치는 증가했다고 풀이했다.

올해 1분기 상위 20%의 가구는 소득이 6%가량 늘어난 반면 하위 20%의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 고가 수입차 판매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호조세를 보인 요인 중 하나로 한국 부유층이 코로나19의 악영향을 덜 받은 점도 지목했다.

로이터의 이같은 보도는 정부의 잇따른 추가경정 예산(추경) 편성으로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돼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자산 가격은 증대했으나 대량 실직 사태는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 반영된 셈이다.

덧붙여 1억원을 넘는 국내 수입차 대부분이 법인 명의로 구매되고 있는 특수성도 감안해야 한다. 한국수입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들어 4월까지 람보르기니 판매는 84대로 지난해 동기대비 265% 치솟았다. 이 중 법인 명의는 79대(94%)이고 개인 구매는 5대 뿐이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