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나바로 “볼턴, 기밀정보 흩뿌려 놨다…감옥갈 것”

입력 2020-06-22 09:53 수정 2020-06-22 09:54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5월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하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폭로 회고록’으로 연일 미국 정계를 달구고 있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징역형을 살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밀을 누설해 국가안보를 위협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21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출연해 볼턴 전 보좌관이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을 통해 재임 기간 있었던 일들을 폭로한 것과 관련해 징역형을 살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바로 국장은 “무엇보다도 존 볼턴은 고도의 기밀 정보를 아주 방대한 책 전체에 걸쳐 흩뿌려 놨다”며 “그는 그 책에서 나온 수익을 얻지 못하게 될뿐더러 징역형의 위험을 무릅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의 국가안보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일을 했다. 그에 대한 값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을 배경으로 촬영된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의 표지. AP 연합뉴스

하지만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늘려 자신의 재선 승리를 도와달라고 청탁했다는 회고록 내용에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나바로 국장은 “나도 (정상이 만난) 그 방들 안에 있었고 볼턴이 중국에 관해 하고 있는 얘기는 무엇이든 그저 바보 같다”고 했다.

그는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해달라는 요청에 “그걸 결코 들은 적이 없다. 나는 그 방에 있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미 무역대표부 대표)도 그걸 못 들었다. 그도 그 방에 있었다”고 답했다.

논란이 계속되는 와중에 법원은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출간을 막아달라는 미 법무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로이스 램버스 미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이같이 결정하면서도 출간 강행이 심각한 국가안보상의 우려를 제기한다며 볼턴 전 보좌관이 형사상 기소를 당하거나 출판 관련 수익을 정부에 넘겨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볼턴 전 보좌관 측 변호인 찰스 쿠퍼는 전날 법원 결정을 환영한다면서도 정부와 계약된 출간 전 의무를 온전히 준수하지 않았다는 법원의 예비 결론에는 이의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폭로 회고록이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주 포토맥 폴스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주 포토맥 폴스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친 뒤 백악관으로 돌아가고 있다. EPA 연합뉴스

CNN은 법원의 이번 결정이 회고록 출간을 막으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을 무산시켰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시도를 해 규탄받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CNN은 법원 결정이 볼턴 전 보좌관에게 여전히 중대한 위협을 남긴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회고록과 이와 관련된 영화·TV 판권 등에게서 나올 수익을 환수하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볼턴에게는 기밀정보 폭로에 따른 책임 등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