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여고생 5분 만에 감염… 에어컨 전파 가능성 있어”

입력 2020-06-22 09:49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진료받는 시민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전북 전주시 여고생이 대전 방문판매업체 관련 확진자와 한 식당에서 5분 정도만 같이 머문 데다 4m가량 떨어져 앉아 있던 것으로 확인돼 ‘에어컨 전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전 방문판매업체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며 전주 여고생 감염 사례의 경우 에어컨이나 문고리를 통해 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A양이 시간상으로 (확진자와) 길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테이블 간격도 2개 정도였다. (거리상) 가깝지는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럴 경우 확진자들이 들어왔을 때 만졌던 문고리, 문 등을 통해 전파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또 에어컨 바람 때문에 비말이 평소보다 더 멀리 날아가 감염을 일으켰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A양(18)은 17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현재 전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양은 지난 12일 오후 전주시 효자동에 있는 B 음식점에서 식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집단감염이 벌어진 방문판매업체가 이날 1시 반부터 6시까지 같은 건물 6층에서 방문판매설명회를 진행했다. 이 설명회에 약 80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확진된 40대, 50대 여성 2명이 이 설명회에 참석한 뒤 B 음식점에서 30분 정도 머물며 식사를 했다.

이때 A양은 여성들과 약 4m 떨어진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A양과 여성들이 함께 있었던 시간은 5분가량이었다.

보건당국은 A양이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특별한 감염지역 방문이나 감염자 접촉이 없었기 때문에 B 음식점에서 대전 확진자들에게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대전 방문판매업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발병이 대전을 넘어 충남·세종·광주·전주·수도권 등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전 방문판매업체발 확진자를 지역별로 보면 21일 기준 대전이 32명으로 가장 많고 그다음은 충남 5명, 서울 4명, 세종과 전북 각 2명, 경기와 광주 각 1명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