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축구협회 회장을 지낸 유명 축구선수 아흐메드 라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했다. 국내 축구계에는 ‘도하의 기적’으로 인연이 있는 선수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21일 공식 웹사이트에서 과거 2003년부터 2년간 이라크 축구협회 회장을 지낸 라디가 이날 56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라디는 1980년대와 90년대 초 아시아를 대표했던 스트라이커다. 1986년과 1991년 이라크 슈퍼리그 시즌, 1994년 카타르 리그 시즌에서 득점왕에 오른 이력이 있고 1988년 아랍 네이션스컵에서도 득점왕에 올랐다.
라디는 이라크 국가대표로 총 121경기에 출전해 62골을 넣어 이라크 국가대표 중 역대 2위에 올랐다. 1986년에는 멕시코 월드컵에 출전해 이라크 국가대표로서 첫 득점을 기록했다. 이 골은 이라크가 월드컵에서 기록한 유일한 득점 기록이다. 1988년에는 아시아 올해의 축구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7년부터는 정치에 입문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라디는 코로나19 검체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뒤 지난 13일 입원했다. 18일 퇴원할 당시만 해도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이후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졌다.
라디와 한국과의 인연은 1994년 월드컵을 앞두고 벌어진 ‘도하의 기적’이다. 이라크 국가대표였던 라디는 월드컵을 앞두고 1993년 10월 28일 열린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일본을 상대로 1대0으로 뒤지고 있던 후반 10분에 동점골을 넣었다. 이후 2대2로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면서 한국은 일본 대신 본선에 올랐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