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만 하루 5만명…중남미 200만명 넘어서

입력 2020-06-21 17:42
브라질 마루보족 주민들이 20일(현지시간) 아탈리아 노르테 지역의 한 마을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브라질에서 19일(현지시간) 하루동안 5만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누적 확진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국가의 환자수는 20일 만에 100만명에서 200만명으로 늘었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0일 브라질의 누적 확진자는 107만139명, 사망자는 5만58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사이에 확진자가 5만5209명 늘었다. 브라질의 환자와 사망자 수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중남미 국가 중에선 브라질과 페루, 칠레가 코로나19 확산 상위 10개국에 올랐다. 페루의 확진자는 25만여명, 칠레는 23만여명이다. 멕시코에서도 하루 5000명 안팎이 새로 감염돼 누적 환자가 17만5000명을 넘어섰다. 중남미 30여개국의 코로나19 총 확진자는 200만8000여명에 달한다.

페루 수도 리마의 산후안 데 루리간초 지역에서 12살된 어린이가 19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속 무료 이발을 받기 위해 언덕 꼭대기로 가는 계단을 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코로나19 증가세가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나라에서 1차 대유행이 지난 뒤 2차 재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과는 양상이 다르다. 특히 남반구는 이달 말부터 겨울로 접어들어 코로나19가 더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남미 국가들의 코로나19 확산은 정부 대응 및 관료 부패와도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를 ‘가벼운 감기’ 정도로 보고 방역 시기를 놓친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브라질에선 코로나19 사태 이후 보건장관이 두 번 바뀌었다. 모두 대통령과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다 물러났다. 칠레에선 코로나19 사망자를 과소 집계했다는 의혹을 받은 보건장관이 경질되는 일이 있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중남미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각종 부패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상황을 절망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공무원과 기업인들이 마스크와 소독제, 인공호흡기 등을 비싸게 팔아 이익을 챙기려고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브라질에선 최소 7개주의 정부 관료들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2억달러(약 2400억원) 이상의 공금을 유용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콜롬비아에선 100명의 정치 후원가들이 응급 의료용품을 빼돌린 대가로 금품을 수수해 조사를 받고 있다.

권지혜 임세정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