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염이 이어지면서 ‘비말차단마스크 대란’도 계속되고 있다. 공적마스크 제도 도입 등 오프라인 판매 전망도 안갯속이어서 비말차단마스크를 구매할 길이 없는 시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최모(40)씨는 지난주 평일 내내 오전 8시50분 웰킵스몰에 접속 대기했지만 끝내 구매에 실패했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40분가량 먹통이었고 목요일은 간신히 구매 버튼을 눌렀으나 품절 메시지가 떴다. 최씨는 “올여름 가장 덥다는데 정부는 비말차단마스크 대란 3주째에 대책도 없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오모(35)씨도 온라인 판매가 시작된 지난 5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홈페이지에 들어갔으나 2주째 품절이라는 글자만 황망하게 보고 있다. 오씨는 “온라인 구매는 역부족일 것 같고 약국 등 오프라인 판매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보급 중인 공적마스크에 대한 사람들의 불만은 점점 늘어가고 있다. 오씨는 “마스크를 쓰니 땀이 차고 피부 트러블이 심하다”고 토로했다. 90대 노모를 돌보는 오모(59)씨는 “잠깐만 걸어도 숨쉬기 버거워하는 노인이 두꺼운 마스크를 쓰고 어디를 다니라는 거냐”며 답답해했다. 공적마스크 가격(1500원)이 비말차단마스크(500원)의 3배인 것도 부담이다.
대형마트에서 비말차단마스크가 판매된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당장 공급은 어려운 상황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제조사와 협의되지 않아 일정을 확답 못한다”고 설명했다. 21일 둘러본 마트 4곳에선 비말 차단기능이 없는 일회용 마스크만 판매되고 있었다. 판매처 직원은 “비말차단마스크 판매에 관해 전혀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미 판매가 시작된 줄 알고 약국 등 공적판매처를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21일 종로5가역 약국거리에서 만난 A씨(59)는 “돌아다녀 봐도 비말차단마스크를 안 판다더라”며 “공적마스크는 답답해 대중교통 탈 때만 쓰고 평소에는 일회용 마스크로 버틴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약국 황모 약사는 “비말차단마스크를 약국에서 판매한다고 잘못 알고 있는 분들이 계속 문의한다”고 전했다. 이 약국 정문에는 ‘비말차단용마스크는 인터넷에서 구입가능합니다’라고 적힌 큼지막한 종이가 붙어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비말차단마스크 공적판매에 선을 그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약국에 보건용 마스크가 하루 700~800만장 공급되는 상황에서 비말차단마스크 생산량은 100만장도 안된다”며 “현재는 공적판매를 검토할 단계가 아니라 증산에 집중할 때”라고 밝혔다.
일부 약사 등은 공적판매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서울 강북구 약국 약사 김모씨는 “비말차단마스크는 가격이 저렴해 마진이 남지 않는 데다 공적판매가 되면 고생만 할 것이 뻔하다”며 “공적 도입에 반대”라고 말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