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위안부가족협 “이용수·길원옥 할머니 공동대표로 추대”

입력 2020-06-21 16:47 수정 2020-06-21 17:45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6일 대구 중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의 날' 행사에서 먼저 떠난 할머니들을 떠올리며 울먹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가족들로 구성된 ‘위안부피해자가족대책협의회’(위가협·가칭) 측이 이용수(92) 할머니와 길원옥(92) 할머니를 공동대표로 추대하겠다고 21일 밝혔다.

위가협 측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생존중인 17분의 할머니들 중에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문제제기를 처음 시작한 이 할머니와 최근 양아들 집으로 거처를 옮긴 길 할머니를 공동대표로 추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 측은 위가협 측의 추대 제안에 대해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가협은 지난 16일 결성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 열린 음반 ''길원옥의 평화''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노래를 부르고 있다. 국민일보DB

위가협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길 할머니의 지원금 용처 의혹에 대해서도 단체 차원에서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길 할머니 양아들 황선희(61) 목사 부부가 제기한 지원금 유용 의혹에 정의연 ‘마포 쉼터’에서 근무했던 요양보호사들이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길 할머니로부터) 돈을 받아간 것은 황 목사’라고 맞불을 놓으면서 이 문제는 진실공방 양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위가협은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위가협 측은 이날 “황 목사 내외가 길 할머니에게 매주 돈을 받아 갔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황 목사 내외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동병상련을 느껴 힘을 합치게 됐다”면서도 “위가협은 정의연과 싸우기 위한 단체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위가협 소속인 이민주 목사는 자신의 SNS에 “위안부 가족들은 정의연을 견제하는 곳이 아니다”라면서 “지금 일어난 (회계부정 등) 사태의 중심에 시민단체가 있었던 것에 대해 당사자 중심으로 쇄신되게 하는 순수한 가족모임”이라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고(故) 곽예남 할머니의 양딸이다.

앞서 서울 마포구의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서 근무했던 요양보호사들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황 목사가 매주 길 할머니에게 찾아와 돈을 받아갔다고 주장했다. 정의연도 지난 19일 낸 입장문에서 “황 목사의 법적 양자 취득 시기는 아주 최근의 일”이라면서 “코로나19로 인해 황 목사의 직접 방문이 어려워지자 사망한 손모 소장이 은행계좌로 3000만원을 송금했다”고 설명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