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M&A, 이번 주가 ‘분수령’…안갯속에서 반전 신호 나올까

입력 2020-06-21 15:44 수정 2020-06-21 15:46

아시아나항공·HDC현대산업개발, 제주항공·이스타항공 등 항공업계 인수합병(M&A)의 종결 시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타격, 임금 체불 등 난관을 맞아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주 내 종결 시한 연장 및 다음 기한 지정 등 관련 긍정적인 신호가 나올지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종결 시한은 오는 27일,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종결 시한은 오는 29일로 예정돼있다. 지난 9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요청한 현산은 ‘직접 협상 테이블로 나오라’는 채권단의 반응이 나오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17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상호 신뢰가 전제돼야 충분히 안전하게 딜이 끝까지 갈 수 있다. 60년대 연애도 아니고 무슨 편지를 하느냐”며 제대로 된 협상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9일 현산이 돌발적으로 보도자료를 냈을 당시 업계에선 채권단이 현산의 요청에 따라 인수 종결 시한은 일단 미루고 보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우세했다. 그러나 채권단이 ‘현산이 아직 조건을 제시한 게 없고 다른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기한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식으로 대응하면서 공은 현산에게 넘어갔다. 현산이 인수 종결 시한을 연장하기 위해서라도 이주 내에 산은과의 협상 테이블에 나와 인수 조건 관련 대화를 나눌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제주항공·이스타항공 인수합병은 정부의 인수 지원금이 이미 확정돼 성사 가능성이 매우 높았으나 최근엔 이스타항공의 타이이스타젯 보증 문제, 임금 체불 문제 등으로 무산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타이이스타젯은 2017년 이스타항공의 태국 현지 총판과 현지 기업이 합작해 설립한 회사로,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이 항공사와 380억원 규모의 항공기 리스비 지급 보증 계약을 맺었다. 제주항공은 지난 3월 주식매매계약 체결 시 ‘인수 때까지 타이이스타젯과의 관계를 정리한다’는 내용을 선결 조건으로 두고 이스타항공과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제주항공은 아직까지 이스타항공과 타이이스타겟 간 보증 관계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측에선 관련 회사와의 관계를 정리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해당 문제가 계약 선결 조건에 포함되기 때문에 이게 해결되지 않는 한 계약 진행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최근까지 이스타항공에 ‘지난 3월 계약 때 약속한 대로 타이이스타젯과의 관계를 정리하라’는 요청을 여러 차례 전달했다.

제주항공은 이미 코로나19 타격과 더불어 250억원에 달하는 이스타항공의 임금 체불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타이이스타겟 보증 문제도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업계 일각에선 제주항공이 정부의 지원금을 포기하더라도 이스타항공 인수를 재검토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