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오빠와 결혼?” 도망친 이란 소녀, 남편에게 붙잡혔다

입력 2020-06-21 14:48
이란 인터내셔널 캡처

이란의 10대 여성이 사촌과 강제로 결혼한 직후 다른 남성과 집을 나갔다. 이후 이 여성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범인은 사촌이자 남편이었던 A씨(23)로 밝혀졌다.

지난달 15일 이란 인터내셔널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4일 이란 후제스탄주 아바단의 경찰서를 찾아와 아내를 죽였다고 자백했다. A씨의 손에는 피투성이 칼이 들려있었다.

사촌인 두 사람은 지난해 결혼식을 올렸다. 어린 신부는 다른 남성과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A씨는 아내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생각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1년 동안 아내를 찾아다녔다. 결국 A씨는 이란 동북부의 한 도시에서 아내를 찾았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서 아내를 살해했다.

경찰은 “피해자는 가족의 강요 때문에 억지로 남편과 결혼한 것으로 보인다. 가해자는 아내의 불륜을 용서하지 못해 살인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내각회의에서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소녀에 애도를 표했다. 그는 “명예 살인과 같은 가정폭력 범죄에 대해 형량을 높이는 법률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수메 엡테카르 이란 여성 부통령도 “가정 내에서 벌어지는 폭력 범죄는 지금보다 더 엄하게 처벌받아야 한다”며 법 개정을 촉구했다.

명예살인은 집안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남편이 성폭력 피해 여성, 불륜을 저지른 여성 등을 살해하는 행위다. 살해한 남편은 가벼운 처벌을 받기 때문에 이슬람 국가에서는 공공연하게 자행돼왔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