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어미의 육아 주머니에서 손을 번쩍 들어 구조를 요청한 새끼 웜뱃의 모습이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분다눈 인근 도로에서 로드킬을 당한 어미 웜뱃의 주머니 속에 있던 새끼가 구조됐다고 밝혔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야생동물 구조 전문가 존 크레이튼은 당시 한 웜뱃이 로드킬을 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동료와 함께 현장에 출동했다.
그는 죽은 웜뱃을 갓길로 옮긴 뒤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그러다 육아 주머니 밖으로 새끼 웜뱃의 작은 손이 삐져 나온 걸 발견했다. 새끼 웜뱃은 “나 여기 있어요”라고 외치는 듯 손을 흔들었다.
크레이튼은 재빨리 육아 주머니를 열어 새끼 웜뱃을 구조했다. 웜뱃은 미숙한 태아를 육아 주머니에 넣어 키우는 습성이 있다. 이 웜뱃은 새끼를 품에 안은 채 차에 치여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발견된 새끼 웜뱃은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상태였다. 크레이튼은 새끼 웜뱃이 최소 6시간을 주머니 속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데일리 메일에 “죽은 웜뱃을 눕혔을 때 조그만 분홍색 웜뱃의 손과 팔이 주머니에서 나와 우리를 향해 흔드는 모습을 보고 너무 놀랐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모습은 정말 아름답고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웜뱃은 코알라 등과 함께 호주를 대표하는 동물이다. 호주 동남부와 태즈메이니아에 주로 서식한다. 키 1m에 몸무게 40㎏에 이르는 상당히 큰 유대류 동물이다.
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