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들을 잇달아 수사해 온 제프리 버먼 뉴욕 남부지검장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방송에 따르면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버먼 지검장에게 서한을 보내 “당신이 물러날 의사가 없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대통령에게 오늘부로 해임을 요청했고 대통령이 그렇게 했다”고 통보했다.
바 장관은 “상원에서 후임을 인준할 때까지 차석인 오드리 스트라우스가 지검장 대행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후임자가 올 때까지 수사를 계속하겠다면서 정상 출근했던 버먼 지검장도 “즉시 사무실을 떠나겠다”며 통보를 받아들였다.
미국 언론들은 바 장관이 지검장 대행으로 스트라우스 차장 검사를 지명한 것이 버먼 지검장의 마음을 바꾼 것 같다고 해석했다. 함께 일했던 스트라우스 차장검사가 지검장 대행으로서 현재 뉴욕 남부지검이 진행 중인 수사를 중단없이 지휘할 수 있다는 판단했다는 것이다.
2018년 취임한 버먼 지검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사 노릇을 한 마이클 코언을 기소했고 트럼프 재단의 선거자금법 위반을 수사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루디 줄리아니를 조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버먼 지검장의 교체 배경엔 트럼프 대통령 쪽으로 칼날을 세운 수사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버먼 지검장의 해임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버먼 지검장을 왜 해임했느냐는 질문에 “그건 법무장관에게 달린 일이다. 법무장관이 그 문제를 맡고 있고 나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