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뉴스] “엄마, 온라인 수업 같이 들어요!”

입력 2020-06-21 04:00 수정 2020-06-21 11:20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연합뉴스(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부분의 대학교는 온라인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학생들은 대면 수업보다 훨씬 비효율적이라며 불만을 토해냈습니다. 그런데 여기 온라인 수업으로 어머니와 소중한 추억을 만든 학생이 있습니다.

지난 16일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나 한학기 동안 엄마랑 같이 수업 들었음’ 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의 어머니는 가난한 유년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당시 어머니는 힘들었던 경제 상황으로 상고(상업고등학교)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학은 꿈도 꾸지 못했죠. 그래서인지 어머니는 학력 콤플렉스도 있었다고 합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교는 대면 수업 대신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작성자는 어느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랑 같이 수업을 들어볼까?”

그날 작성자는 어머니에게 수업을 같이 듣자고 말했습니다. 처음에 어머니는 “방해된다” “싫다” 등의 반응을 보였죠. 작성자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어머니에게 강의를 같이 듣자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컴퓨터 앞에 앉아 대학 교양 수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작성자는 “진짜 재밌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에 같이 수업을 들으면서 엄마가 너무 좋아하셨다”며 “처음으로 대학 수업을 들어본다고 아빠에게 자랑도 했다. 수업 끝날 때 마다 아빠에게 전화해서 수업 내용도 말해주더라. 어쩔 수 없이 시작된 원격 강의였지만 이번 기회에 엄마와 같이 공부도 해보고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이를 본 학우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작성자는 “오, 좋은 추억이었겠다”는 댓글에 “맞아ㅎㅎ”라며 화답했습니다.

누군가에게 평범하고 익숙한 일상이 또 다른 사람에겐 간절하게 바라고 부러운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어머니에게 평생의 소원으로 남았을 대학 생활이 이렇게나마 해소될 수 있어 다행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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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