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7월 22일까지 3개월 동안 진행하는 여름 e-프리퀀시 행사가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계절 음료를 포함해 모두 17잔을 구매하면 작은 여행용 가방 ‘서머 레디백’ 핑크·그린 2종과 캠핑용 의자 ‘서머 체어’ 3종 중 하나를 받을 수 있는 이벤트다. 올해는 레디백이 큰 인기를 누리면서 서울 여의도 한 매장에서 300잔을 사고 음료는 버린 채 레디백만 가져가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벤트 종료를 약 한 달을 앞둔 20일 e-프리퀀시 행사는 여전히 인기다. 초기 레디백을 20만원 이상에 리셀(resell)하는 과열 현상은 수그러들었지만 여전히 각 매장 개장 시간마다 레디백을 얻으려는 ‘오픈런’이 이어지고 있다. 여의도 레디백 사건 후 스타벅스는 이달 5일부터 1차례 1개만 레디백을 교환할 수 있도록 e-프리퀀시 운영 규칙을 바꿨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 매장에는 오전 9시 이전부터 문 앞에 줄을 서는 이들이 있었다. 서머레디백을 얻기 위한 이들이었다. 손님들이 매장 레디백 재고 수량을 확인한 뒤 재고가 있는 매장 앞에 대기하는 것이었다. 레디백을 바꾸기 위해 왔던 A씨는 “문 연 지 10여분 만에 도착했는데 이미 많은 이들이 와서 레디백을 받아가서 허탕을 쳤다”고 말했다.
한 시간 뒤 문을 여는 다른 매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개점 시간인 10시 전에 이미 가게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주문 받기 전 직원이 문을 열자 우르르 가게 안으로 몰려들어가 카운터 앞에 줄을 섰다. 5분 만에 핑크 레디백이 소진됐고 곧 그린 백도 다 나갔다. 수량이 한정돼 있었기 때문에 가방은 10분도 안 돼 동났다.
B씨는 “일부러 10시에 오픈하는 매장을 찾았는데 이렇게 빨리 없어질 줄 몰랐다”며 허탈해 했다. 네이버 블로그 등에는 매일 오픈런 후기가 수십개씩 올라오고 있다. 이날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레디백이 6만원대에 거래됐다. P씨는 “스타벅스 프리퀀시 레디백 그린·핑크 세트(2개)를 13만원에 판다”는 글을 올렸다. 그린만 따로 사면 6만4000원, 핑크만 따로 사면 6만8000원이라고 안내했다. 각 3개씩 있다고 했다.
여름 e-프리퀀시를 완성해도 레디백으로 교환하기가 어렵다보니 교환권만 별도로 중고 사이트에 올리는 이도 있다. K씨는 “(레디백) 교환권 3매를 11만1111원에 팔겠다”고 했다. 교환권 1장당 약 3만7000원인셈이다. 행사를 준비한 스타벅스는 난감한 표정이다. 일주일에 평균 2잔 이상을 구매하는 이들을 위해 준비한 이벤트인데 이들에게 돌아갈 만큼 수량이 많지는 않기 때문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