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9일 이임식을 하고 공식적으로 사퇴했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저는 오늘 제40대 통일부 장관의 자리를 내려놓고 여러분 곁을 떠난다”며 “그동안 저를 믿고 험난한 여정을 묵묵히 함께해 준 여러분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무거운 짐만 남겨둔 채 떠나게 돼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데 대한 소회를 밝힌 것이다.
김 장관은 “남북관계가 위기 국면으로 진입했다. 실망과 증오의 감정을 주고받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결코 증오로 증오를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관계에는 치유할 상처가 많다. 관계 악화의 시기가 오면 치유되지 않은 상처들이 다시 등장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상처를 덧붙이면 치유는 그만큼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멈춰야 한다. 저의 물러남이 잠시 멈춤의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남북이 계속 ‘강 대 강’ 대결 국면으로 치달으면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통일부 직원들에게 거듭 미안함을 표시했다. 김 장관은 “장관으로서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은 고생하는 여러분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때였다”며 “주어진 권한에 비해 짊어져야 하는 짐은 너무나 무거웠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영화 ‘인생’의 대사인 ‘살아있으면 좋은 날이 오겠지’를 인용하며 “넘어지지 않고 고비를 견디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의 사임이 지금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쇄신하고 통일부의 위상과 역할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