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세요” 다이버에게 다가와 꼬리 맡긴 고래상어 사연

입력 2020-06-20 06:46
고래상어 꼬리지느러미에 묶인 굵은 밧줄을 자르려는 다이버의 모습. SARAKORN POKAPRAKARN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태국 앞바다, 꼬리지느러미에 감긴 굵은 밧줄로 깊은 상처를 입은 고래상어가 다이버에게 다가왔다. 다이버가 밧줄을 끊으려 안간힘을 쏟지만 성공하지 못한 모습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로이터 통신과 온라인 매체 네이션 등은 13일 태국 남부 수랏타니주 코 따오 섬 근처 앞바다에서 다이버들이 꼬리가 밧줄에 묶인 고래상어 한 마리를 발견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이 고래상어 꼬리지느러미에 휘감긴 굵은 밧줄은 나일론 재질로 보이며, 길이는 고래상어의 몸길이만큼이나 길게 뒤로 뻗어 있었다.

밧줄이 얼마나 오래 감겨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꼬리지느러미에는 깊은 상처가 나 있었다. 다이버 중 한 명은 가지고 있던 작은 칼을 꺼내 꼬리에 감긴 밧줄을 자르려고 시도했다.

고래상어 꼬리지느러미에 묶인 굵은 밧줄을 자르려는 다이버의 모습. SARAKORN POKAPRAKARN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고래상어 꼬리지느러미에 묶인 굵은 밧줄을 자르려는 다이버의 모습. SARAKORN POKAPRAKARN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고래상어는 마치 다이버의 마음을 헤아리는 듯 꼬리지느러미를 최대한 움직이지 않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칼보다 밧줄의 굵기가 굵었으며, 약 2분간에 걸친 노력에도 이 다이버는 결국 밧줄을 끊어낼 수 없었다.

고래상어도 이후 다이버들이 있는 곳을 떠났다.

당시 이 상황을 영상으로 담은 다이버 사라꼰 뽀까쁘라깐씨는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고래상어는 꼬리에 난 상처를 견뎌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조금 더 큰 칼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영상을 본 위차웃 찐또 주지사는 이 고래상어를 도울 수 있도록 해양 동물 전문가들을 파견해 달라고 해양당국에 요청했다. 해양 전문가들과 다이버들은 이 영상을 보고 고래상어의 행방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다.

고래상어는 몸길이 5.5~10m에 무게가 20t까지도 나가며 태국 해양 생태계에서 중요한 존재라고 매체는 전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