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써달라” 뉴욕부터 국내 유흥주점까지 속출하는 폭행 사건

입력 2020-06-19 05:18
좌측은 지난 12일 뉴욕주 올버니의 한 미용용품 가게에서 직원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흑인 남성에게 폭행 당하는 장면(wnyt 캡처) 우측은 지난 17일 오전 경기 안양시 한 유흥주점에서 미스크 미착용 손님에게 직원이 폭행당하는 장면(JTBC 캡처)

미국 뉴욕주의 한 상인 상점에서 한인 직원이 고객에게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청했다고 폭행당한 사건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유흥주점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맹비난을 퍼부으며 강력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JTBC는 지난 17일 오전 경기 안양시의 한 유흥주점에서 직원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손님에게 ‘써달라’고 했다가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하며 관련 CCTV 영상을 18일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엔 남성 2명과 여성 2명이 계산대에서 직원과 승강이를 벌이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 속 마스크를 쓰지 않은 남성이 직원에게 손가락질을 하더니 들고 있던 마스크를 직원 얼굴에 던진다. 마스크를 귀에만 걸친 남성도 가방을 직원 얼굴에 던진다. 이내 아예 계산대 안으로 들어와 직원을 밀치며 욕설을 퍼붓는다. 이 남성은 “돈을 내고 갔는데...XXX야, 참으니까 X냐”며 직원을 윽박지른다.

해당 주점 직원은 매체에 “유흥업소 코로나 준수사항 때문에 마스크 착용 부탁드린다고 했더니 ‘넘어가지 뭘 그렇게 깐깐하게 구냐…’(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안양 만안경찰서는 30대 남성 두 명을 폭행 혐의로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12일 미국 뉴욕주의 한 한인 상점에서 고객에게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청한 한인 직원이 폭행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WRGB, WNYT 등 지역 방송은 이날 뉴욕주 올버니의 한 미용용품 가게에서 직원 김모씨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흑인 남성에게 사회적 거리 두기 규칙 준수를 부탁하자 폭행했다며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18일 공개했다.

흑인 남성은 한인 직원에게 “너 같은 사람들 때문에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고 말하며 얼굴에 침을 뱉었다. 이후 남성은 김씨를 주먹으로 가격하고 발길질까지 한 뒤 황급히 상점을 빠져나갔다. 놀란 고객과 직원이 이 남성을 뒤쫓았지만 끝내 잡지 못했다. 김씨는 출혈이 심해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코뼈가 부러져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CCTV영상 등을 토대로 폭행범을 추적 중이다.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이후 버스나 택시 기사와 승객들의 폭행 사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인천에서
승객과 버스 기사가 마스크 착용을 놓고 실랑이를 벌였다. 지난달 28일 청주에서도 버스정류장에서 승차를 거부당한 승객이 기사의 목 부위를 손으로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음날인 29일엔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범내골역 승강장에서 탑승을 제지하던 역무원을 밀치고 폭행한 승객도 있었다. 그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개찰구를 통과했고, 이를 본 역무원이 탑승을 제지하자 욕설과 함께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코로나19 지침에 따라 대중교통 기사의 정당한 승차 거부를 방해할 경우 엄중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