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8일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총리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고 싶다는 결의에 지금도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지지율이 30%대로 추락한 상황에서 ‘평화헌법’ 개헌을 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아베 총리의 개헌 발언은 군대 보유 금지, 교전권 포기를 담은 헌법 9조를 개정해 자위대의 존재를 강화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헌법 9조는 일본 헌법이 평화헌법으로 불리게 한 핵심 규정이다. 구체적으로는전쟁과 무력행사를 영원히 포기한다는 내용을 담은 1항과 이를 위해 육해공군을 비롯한 전력보유를 금지하고, 국가의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기로 규정한 2항으로 구성된다.
자위대의 존재는 군대 보유를 금지한 헌법 9조 2항과 모순된다. 아베 총리와 집권 자민당은 헌법 9조에 방위군 내지 국방군이라는 형식으로 자위대의 존재 근거를 표기하는 개헌 방안을 줄곧 제기해 왔다.
아베 총리는 개헌의 궁극적인 목표가 군대를 보유하고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 국가로 일본을 탈바꿈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날 아베 총리는 일본이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자민당의 국방부회 등에서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하자는) 제안이 나왔다”며 “정부도 새로운 논의를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군대 보유 및 교전권을 부정하는 평화헌법을 개정할 속뜻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 측근 비리 등을 이유로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지난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TV도쿄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이 38%로 직전 조사인 지난 5월보다 11%포인트 급락했다고 발표했다. 이 매체가 실시한 여론조사로는 아베 내각 출범 이래 최저치인 지난 2015년 7월(38%)과 같은 수치이다.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아베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내년 9월까지이며 총재 임기가 종료하면 이변이 없는 한 총리 임기도 종료할 전망이다.
그는 “자민당 총재로서 총재 임기 중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고 싶다는 결의에 지금도 변화가 없다”며 개헌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