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열흘 만에 2100명이 넘는 서울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검진을 받겠다고 자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침과 열 같은 증상이 전혀 없는 데도 “불안하다”며 병원에 몰린 것이다. 수도권 집단감염과 무증상 전파가 끊이지 않으면서 공포가 누적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코로나19 검진을 원하는 서울 거주 무증상자들을 무료 검진해주는 ‘일반인 선제검사’에 총 2127명이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사 신청이 시작된 지난 8일 이후 열흘 만이다.
서울시는 매주 온라인 신청을 받아 선착순으로 검진 대상자를 선정한다. 시행 첫 주의 한주 정원은 1000명이었지만 신청자가 몰리자 이번 주부터 한주 정원을 3000명으로 늘렸다. 날짜별 신청자는 지난 8일 1000명, 15~18일 1127명이다. 검진은 신청한 주의 다음 한 주 동안 차례로 이뤄진다.
여태까지 확진자는 없다. 지난주 신청자 1000명 중 279명이 이번 주 검진을 받았고, 이 가운데 278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1명은 검진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721명은 오는 20일까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다수 신청자는 신청 이유로 ‘불안해서’를 꼽았다. 뾰족한 계기 없이 ‘혹시 몰라’ 검사를 받는다는 뜻이다. ‘주변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위험지역에 다녀가서’ ‘코로나19 검사 확인서가 필요해서’ 검사를 받는다고 답한 이들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인터넷 신청 방식인 탓에 고령층보다는 젊은층이 많이 신청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로 특별히 건강에 신경 쓰거나, 평소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 이들이 감염·전염을 우려해 검사를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서울시는 이번 주부터 신청자가 검진 시간대와 장소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검진 시간대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다양하고, 검진 장소는 보라매병원과 은평병원 등 시립병원 8곳이다. 신청자는 생년월일과 성별, 검사 이유 정도만 작성하면 된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