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대국인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래 하루동안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봉쇄 조치를 완화환 뒤 신규 감염자가 다시 늘어나는 패턴이 나라를 불문하고 반복되고 있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7일 인도 전역에서 1만3103명이 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 10일 1만2375명을 뛰어넘었다.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6만7000여명으로 미국, 브라질, 러시아 다음으로 많다. 사망자도 1만2200명을 넘어섰다. 수도 뉴델리와 경제도시 뭄바이에서 집중적으로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인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발동했던 봉쇄령이 지난달부터 조금씩 풀리면서 환자 수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쇼핑몰과 식당, 호텔, 종교 시설 등도 대부분 문을 열었다.
인도는 지금까지 620만건 이상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했지만 인구 수가 13억8000만명으로 워낙 많아 100만명당 검사 수는 여전히 낮은 축에 속한다. 인구 밀집도가 높고 의료 인프라가 열악해 정부 통계에 잡히지 않은 감염자와 사망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를 비롯해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이웃 남아시아 국가 모두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다시 늘어나는 양상이다. 파키스탄에선 하루 3000명, 방글라데시에선 하루 4000명 이상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
동남아 지역에선 인도네시아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인도네시아의 누적 확진자는 18일 4만1431명으로 싱가포르(4만1216명)를 넘어섰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10일 신규 감염자 수가 1240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감소추세를 보이다 14일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사망자 수도 2276명으로 동남아 국가 중에선 가장 많다.
이런 가운데 중국 톈진에선 냉동 수산물을 씻고 다듬는 일을 하는 호텔 주방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외지로 여행을 하거나 확진자를 밀접 접촉한 이력이 없어 또다시 수입 수산물이 감염원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120㎞ 정도 떨어진 톈진에서는 K호텔에 근무하는 22세 남성이 전날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그는 톈진 시내 황허 병원에서 이송돼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호텔 직원이 확진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톈진 시민들 사이에서는 베이징 신파디 시장에 이어 톈진이 또 다른 집단감염 진원지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톈진시는 수산물의 판매·운반·생산 분야 종사자 6465명에 대해 검체를 채취해 핵산 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에서는 지난 11일 이후 일주일 동안 누적 확진자가 160명에 육박하고 있다. 가오푸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주임은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베이징에서 무증상 감염자와 경증 환자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환경이 그만큼 많은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는 것을 설명해준다”라고 말했다.
앞서 우준유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연구원은 CCTV 인터뷰에서 “베이징의 코로나19 집단 발병은 5월 말부터 시작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권지혜 기자,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