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연구결과 “코로나19 완치자 항체 안생길 수도”

입력 2020-06-18 17:29
지난 4월 29일 베이징의 시노바크바이오테크의 세포 배양 연구실에서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표본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가 치료됐어도 면역력을 갖지 못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과 중국 대학 연구진이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초기 확진자와 직접 접촉한 2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만 항체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보도했다.

연구진은 2만3000명 중 최소 4분의 1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단 4%만 항체가 생겼다는 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됐더라도 항체가 오랫동안 남아있지 않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한대 중난병원의 왕신환 교수와 텍사스대학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진은 16일 의학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게재한 합동 연구 결과 보고서에서 “인간은 코로나19에 대해 오래가는 보호 항체를 가질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아직 이 논문은 동료 과학자들의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항체는 면역체계가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통해 인체 세포에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생성하는 것이다. 예컨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에서 회복된 사람에게서는 면역글로불린 G(IgG) 등과 같은 일부 항체가 12년이 지난 뒤에도 검출될 만큼 오래 남아 있을 수 있다.

연구 결과 모든 확진 환자들에게서 코로나19 감염 2주 후 IgG 항체가 형성된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왕 교수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의 10% 이상이 1달 안에 항체 보호 기능을 상실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부터 회복된 환자에 대한 면역력 증명서는 무효다”고 주장했다.
미국 국립감염병연구소(NIAID)가 지난 4월 23일 공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자 현미경 사진. EPA연합뉴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는 집단면역, 항체 기반 치료제, 공중보건 전략, 백신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칭화대의 연구에서는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에게서 생성되는 항체가 많을수록 더 빨리 소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칭화대 연구진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원래는 감염시킬 수 없는 세포인데 항체에 올라타 이동하는 ‘히치하이크’ 방식으로 감염시키는 ‘항체의존성 강화’ 현상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왕 교수는 “더 세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광저우 남부의대 우잉쑹 항체공학연구소장은 이번 연구가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소량의 항체만 검사했다고 주장하며 이는 잘못된 결과를 의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 소장은 “우리는 아직도 코로나19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근본적 사항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