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라는 살인 부메랑” 北 폭파정국에도 강경한 이재명

입력 2020-06-19 00:14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당시 책임대표(좌)가 올해 1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혁신통합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우)가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기자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대북 전단(삐라) 살포를 강력하게 막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판했다. 반면 이 지사는 대북 전단을 ‘살인 부메랑’으로 규정하며 살포 행위를 엄단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지사가 상황 파악을 전혀 못 한다. 지금 경기도 안전을 위협하는 건 명백히 북한이다. 북한에는 찍소리도 못하면서 전단 단체만 때려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경기도는 최근 북한 접경 5개 시·군 전역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해 대북 전단 살포자의 출입을 원천 금지했다. 17일에는 한 대북 전단 살포 단체 대표의 집을 방문해 전단 살포에 쓰이는 고압가스 설비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안내장을 붙이는 등 행정집행에 나섰다.

이에 하 의원은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전단은 구실일 뿐 이번 사태의 본질이 아님이 명확해졌다. 쇼를 좋아하는 이 지사가 정말 경기도민의 안전을 걱정한다면 판문점 앞에 가서 1인 시위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데 북한에는 항의 한 번 못 하면서 힘없는 탈북자 집에는 수십 명의 공무원을 동원한 요란한 쇼를 연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공언한 것처럼 조만간 대남 전단 살포하면 대부분 경기도에 떨어지는데 이 지사가 그땐 어떻게 대처할지 지켜보겠다”며 글을 맺었다.

북한이 아닌 가정집에 떨어진 삐라 안에 있던 내용물. 이재명 페이스북 캡쳐

반면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삐라를 살인 부메랑으로 규정했다. 그는 글에서 “대북 전단 낙하물이 의정부의 한 가정집 위에서 발견됐다는 신고가 어제 들어왔다. 현장을 조사해보니 전단과 다수의 식료품이 한 데 묶여있었고 지붕은 파손돼있었다”며 “이곳 주변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해 있는 터라 자칫 인명피해 가능성도 있었다. 길을 걷던 아이의 머리 위로 이 괴물체가 낙하했더라면 어떠했겠나”라고 반문했다. 살포된 대북 전단이 우리나라에 떨어져서 자칫하면 인명 피해가 날 수 있었으니 살인 부메랑이라는 것이다.

이 지사는 이어 “우리 도민들이 이런 위험에 왜 노출되어야 하나. 반평화 행위를 엄단하고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진정한 안보이자 도지사의 책무”라며 “평화를 방해하고 도민 안전 위협하는 ‘살인 부메랑’ 대북전단 살포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또 “이 대북전단은 5월쯤 한 탈북민단체가 오두산전망대에서 살포한 것과 동일한 내용물로 구성되어 있다”며 “조사를 마무리 짓는대로 불법행위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묻겠다. 할 수 있는 모든 행정력과 공권력을 동원해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엄단하고 도민을 보호하겠다”며 글을 맺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