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무력 도발 우려가 높아지면서 방산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대표적 방산주로 거론되는 빅텍은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대북 리스크’로 주식시장이 주춤한 상황에서 홀로 강세를 연출한 것이다.
18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57 포인트(0.35%) 내린 2133.48로 마감했다. 미국 텍사스, 플로리다 등 9개 주에서 지난 16일(현지시간) 기준 하루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장중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닥 지수도 0.26% 오른 737.33로 마감하며 보합세를 보였다.
하지만 방산주는 이날도 급등세를 이어갔다. 빅텍은 전 거래일보다 29.59%(2660원) 오른 1만1650원에 거래를 마쳤고, 방산주로 꼽히는 퍼스텍과 스페코 등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통상 방산주는 대북 갈등이 고조될 때 주가가 급등하고, 우려가 해소되면 주가가 내려가는 특성을 보인다. 이로 인해 빅텍의 주가는 대북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인식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로 통했다. 빅맥지수(각국 통화 가치를 빅맥 햄버거 가격으로 비교한 지수)에 빗대 ‘빅텍지수’라는 표현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빅텍의 주가 급등세는 과거 남북 갈등이 고조되던 시기보다 더 거센 상황이다. 빅텍 주가는 2010년 이후 상승기에는 6000원 안팍, 하락기에는 2000원 안팎 수준의 ‘박스권’ 흐름을 보였다. 주가가 1만원대를 넘어선 건 사상 처음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요즘 증시로 흘러 들어온 막대한 부동자금과 공매도 금지 조치로 지나친 주가 과열 양상을 제어하지 못하게 된 것 등이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무리한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추가적 도발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대북 리스크가 지속될 전망”이라면서도 “대북 리스크가 방산업체 단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