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수광 대신 이태양이라니” SK팬들 실망하는 이유

입력 2020-06-18 16:27 수정 2020-06-18 17:01
지난해 10월 15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플레이오프 키움 히어로즈 대 SK 와이번스의 경기, 7회말 노아웃 주자 1루에서 SK 노수광이 안타를 치고 있다. 뉴시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외야수 노수광(30)과 한화 이글스 우완투수 이태양(30) 트레이드 소식에 SK 와이번스 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SK와 한화는 18일 노수광과 이태양의 1 대 1 트레이드 소식을 발표했다. SK는 지난해 팀의 기둥이었던 서진용과 하재훈 선수가 올해 부진을 거듭하는 등 투수 보강이 필요했다. 한화는 침체된 타격을 살리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었다. 두 팀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됐고, 선택은 노수광과 이태양이었다. 이 트레이드로 노수광은 6년 만에 친정 팀으로 돌아오게 됐고, 이태양은 8년 만에 한화를 떠나게 됐다.

SK 팬들은 울상이다. SK 팬들이 안타까워하는 건 노수광의 가치다. 팀 구성만 보면 SK의 외야는 자원이 넘친다. 고종욱, 김강민, 정의윤, 정진기, 한동민 등 기존 자원에 올해 혜성처럼 등장한 최지훈도 있다. 하지만 김강민은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40살이다. 최지훈은 갓 데뷔한 신인인 데다 병역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고종욱과 정진기는 각각 시즌 타율이 0.229와 0.255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노수광은 올해 0.267를 기록하고 있었다. 최지훈과 정의윤 다음(부상으로 이탈한 한동민 제외)으로 타율이 높았다. 노수광은 SK에서 김강민의 장기적 대체 자원이자 고종욱 정진기 등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팀에 도움을 주는 선수였다. 최근 1년간 부진하긴 했지만, 여전히 활용가치가 높은 선수가 팀을 떠나게 된 셈이다.

2018년 10월 10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대 한화 이글스의 경기, 7회말 1사 1, 3루에서 등판한 한화 바뀐투수 이태양이 역투하고 있다. 뉴시스

노수광의 반대급부가 이태양이란 사실에도 많은 SK 팬들은 실망하고 있다. 노수광을 트레이드 자원으로 쓴 건 이해해도, 이태양보다 높은 수준의 투수를 데려왔어야 했다는 이야기다. 이태양은 올해 7경기에 나와서 평균자책점 7.27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55경기에 나와서 1승 6패 10홀드 평균자책점 5.81을 기록했다. SK 팬들은 이태양의 최근 기록을 거론하며 투수력을 강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주장을 펼치고 있다.

10년 차 SK팬 최모(26)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최지훈은 갓 데뷔한 신인이라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 정의윤, 한동민, 정진기 모두 코너 외야수(좌익수·우익수)지 않느냐. 김강민 은퇴하면 중견수는 누가 볼 건가. 섣부른 트레이드였다”며 “또 노수광을 주고 받아온 게 이태양이다. 아무리 결과론이라지만 좀 납득가는 트레이드를 했으면 좋겠다. 이태양 받을 거면 트레이드 안 하는 게 맞다”며 구단의 결정을 비판했다.

하지만 트레이드의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이태양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의문부호를 극복해야 한다. 2018년 이태양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SK엔 천군만마다. ‘이태양의 부활’에 베팅한 SK의 판단은 성공할 수 있을까. 실력으로 증명하지 못하면 트레이드는 실패일 수밖에 없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