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팀, 하나의 꿈. 그것은 변화하는 것(One team, One dream, Be the Change)”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지난 15일(현지시간) 흑인 인권운동을 지지하는 캠페인 동영상을 공개했다. 선수들은 영상에서 “하나의 팀, 하나의 꿈”이라고 외치면서 야구 팬들이 인권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 영상에는 뉴욕 양키스의 외야수 지안카를로 스탠튼, 아론 저지, 앤드류 맥커첸(필라델피아 필리스), CC 사바시아(뉴욕 양키스), 무키 베츠(LA 다저스) 등 MLB를 대표하는 전현직 흑인 스타들이 출연했다. 이날 선수들은 트위터 계정에 해당 영상을 일제히 공유했다.
영상에서 선수들은 “인종차별을 그만두라는 간절한 요청을 해봐도 적절한 때, 장소, 방식이 아니므로 ‘기다리라’는 말만 들어왔다”면서 “하지만 고(故) 마틴 루터 킹 박사가 말하길 ‘기다리라(wait)’는 말은 역사적으로 ‘어림없다(never)’는 말과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선수들은 “더는 기다리지 않겠다, 우리는 목소리를 크게 내겠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8분 46초라는 시간을 언급하면서 “충분히 무릎꿇기를 하거나 당신이 옳다고 믿는 말과 행동을 하고 흑인들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팬들을 향해 “그간 응원해주신 것을 잘 안다. 그런데 그 응원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 당신이 가장 필요한 순간”이라며 호소한 뒤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BLM)”라고 연호했다.
마지막으로 선수단은 “하나의 팀. 하나의 목표. 그것은 변화하는 것”이라는 구호로 영상을 마무리했다.
이번 비디오는 미국 사회에 만연한 인종차별과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을 규탄하기 위해 MLB와 스타들이 준비했다.
지난달 25일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면서 전세계에서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체포 현장에서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은 무릎으로 플로이드의 목 위를 8분46초간 눌렀다. 플로이드가 죽기 전에 “숨을 쉴 수 없어요, 경관님”이라고 말하는 모습은 전세계인들의 공분을 샀다.
현재 쇼빈은 해고돼 2급 살인죄로 기소됐으며, 다른 경찰관 세 명은 살인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전현직 흑인 MLB 선수들의 공동 선언 전문
인종차별을 그만두라는 간절한 요청을 해봐도
적절한 때가 아니고 적절한 장소도 아니고 적절한 방식도 아니라는 말
그리고 그저 “기다리라”는 말만 들어왔다
하지만 마틴 루터 킹 박사가 말하길
“기다리라(wait)”는 말은 역사적으로 “어림없다(never)”는 소리와도 같았다.
더는 기다리지 않겠다. 우리는 목소리를 크게 내겠다.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든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이든
8분 46초라는 시간이면 충분히 한쪽 무릎을 꿇어 세우고
옳다고 믿는 행동과 말을 하고 흑인들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다.
그간 응원해주신 것을 잘 안다. 그런데 그 응원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
당신이 가장 필요할 때이다.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이건 변화를 꿈꾸는 우리의 구호이며 또한 우리를 위한 당신의 구호이다.
한명 한명의 구호가 우리를 하나로 묶을 것이다.
하나의 팀, 하나의 목표.
그것은 변화하는 것이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