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27세 흑인 청년 레이샤드 브룩스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백인 경찰에게 11개 혐의가 적용됐다. 유죄가 인정될 경우 무기징역이나 사형을 선고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NN방송 등은 웬디스 매장 주차장에서 체포를 거부하며 달아나던 흑인 브룩스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관 개럴 롤프에게 중죄모살 등 11개 혐의가 적용됐다고 보도했다. 중죄모살은 중범죄를 저지르는 중에 누군가를 의도치 않게 사망에 이르게 했을 때 적용되는 혐의다.
조사 결과, 당시 브룩스는 롤프 경관으로부터 5.5m 이상 떨어진 지점에서 총에 맞았으며 롤프 경관은 총에 맞아 쓰러진 브룩스를 발로 찬 것으로 드러났다. 함께 출동한 경관 데빈 브로스넌은 브룩스가 총에 맞아 쓰러졌을 때 어깨를 밟고 올라서 가중폭행 등의 혐의가 적용될 전망이다.
검찰은 “애틀랜타 경찰 규정에 달아나는 사람에게는 테이저건도 쏘지 못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CNN 찰스 램지 분석가는 “경관들은 브룩스가 비무장 상태라는 것을 알았고, 계속해서 뒤쫓거나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었다”면서 “경찰은 차량도 있고, 브룩스의 신분증도 가지고 있었다. 신원이 확인됐으므로 당장 붙잡지 않아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스 플로이드는 유엔에서 미국 경찰의 폭력과 인종 차별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필로니스 플로이드는 화상 연결을 통해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긴급회의에 참석해 “형이 고문당하고 숨지는 모습은 미국에서 경찰이 흑인을 다루는 바로 그 방식”이라면서 “미국에서 흑인 목숨은 소중하지 않다. 미국에서 흑인들에 대한 경찰의 살해, 평화적인 시위에 대한 폭력을 조사할 독립적인 위원회를 설치해줄 것을 고려해달라”고 촉구했다.
오는 19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회기에서 인권이사회가 조사 위원회 설치를 결정하게 되면 미국은 콩고, 미얀마, 베네수엘라 등과 함께 유엔의 조사 대상국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