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처 대구 서둘러 심리방역에 나서야

입력 2020-06-19 07:00
국민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큰 고통을 당한 대구에 심리방역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시도 코로나19 장기화, 경기 침체 등으로 시민들의 불안감과 우울감이 높아질 것을 우려해 심리방역 정책을 준비 중이다.

19일 대구경북연구원에 따르면 박은선, 김기철 박사는 ‘코로나19 계기로 대구경북 심리방역체계 강화해야’라는 주제의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코로나 블루가 확산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최근 자료에는 지난 1월 29일부터 6월 3일까지 국가트라우마센터, 한국심리학회 등이 전국에서 진행한 심리상담이 37만431건에 이른다. 한국리서치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확진자가 급증한 대구·경북지역 응답자들에게서 부정적 감정 상태로의 변화 정도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신천지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코로나19에 대한 대구·경북 지역민의 위험 인식 수준이 크게 상승했고 스트레스 경험도 높아졌다. 심지어 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거나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이에 코로나19 최대 확산지역인 대구·경북 지역민들에게서 불안이나 우울감 등 부정적 감정상태가 더 크게 나타난 점을 감안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지역민의 일상 복귀와 정서적 회복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전국에서 가장 앞서가는 지역 맞춤형 심리방역체계 구축을 정책목표로 잡고 마음백신센터 설치, 마음백신콜 운영, 감염병 심리상담 전문인력 양성, 민관이 참여하는 감염병 대응 협의체 구성 등을 제안했다.

대구시도 심리방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시는 시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등 마음건강평가 설문조사를 실시(17~24일)해 심리방역 정책 수립에 활용할 계획이다.

설문조사는 코로나19 관련 심리상태(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일상생활변화영역(고용형태 변동, 사회생활 및 여가활동 변화), 건강영역(전반적인 건강의 변화, 음주 및 흡연 횟수, 휴대폰 사용횟수), 필요서비스영역(경제, 복지, 심리지원 서비스 요구) 등 4개 영역으로 나눠 진행된다.

김재동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코로나19 감염 등으로 인한 신체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고립, 외로움, 스트레스와 같은 개개인의 심리방역에 관심을 가질 시기다”라고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