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미국…‘흑인 사살’ 백인경찰, ‘최고형 사형’ 혐의 적용

입력 2020-06-18 11:13
미국 애틀랜타 경찰국 소속 개럿 롤프 경관(왼쪽)은 달아나는 흑인에게 총을 쐈다. 동료 데빈 브로스넌 경관(오른쪽)은 총을 맞고 피를 흘리는 흑인의 어깨를 밟고 선 것으로 밝혀졌다. AP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남동부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체포에 불응하고 달아나는 흑인 청년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백인 경찰에게 11개 혐의가 적용됐다.

로이터 통신과 CNN방송 등은 지난 12일 애틀랜타 패스트푸드 매장 앞에서 달아나는 흑인 레이샤드 브룩스(27)에게 총을 쏜 개럿 롤프 경관에게 검찰이 중죄 모살(Felony murder) 등 11개 혐의를 적용한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죄 모살은 중범죄를 저지르는 중 누군가를 의도치 않게 사망에 이르게 했을 때 적용된다.

이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무기징역이나 사형에 처할 수 있다. 롤프 경관은 체포 과정에서 이 흑인을 발로 차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시 브룩스는 음주측정 전까지 경찰에 협조하는 듯하다가 측정에서 단속 기준에 걸리자 체포에 저항하고 테이저건(전기충격총)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에 룰프 경관은 브룩스에게 총을 쐈고 두 발을 몸에 맞은 그는 과다출혈 및 장기손상으로 숨졌다. 브룩스는 5.5m 이상 떨어진 지점에서 총에 맞은 것으로 파악됐다.

레이샤드 브룩스(오른쪽)가 12일(현지시간) 숨지기 전 미국 애틀랜타 소재 패스트푸드점 웬디스 주차장에서 경찰 개럿 롤프와 대화하고 있는 모습이 경찰의 보디캠에 포착됐다. 자신을 체포하려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던 브룩스는 롤프의 총에 맞아 사망했고, 롤프는 해임됐다. AP연합뉴스

현장에 함께 있던 동료 경관 데빈 브로스넌은 브룩스가 총격의 고통으로 사투를 벌일 때 어깨를 짓밟고 선 것으로 전해져 그에게도 가중폭행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브로스넌은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동료인 롤프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계획인 것으로 매체는 전했다. 롤프 경관은 총격 영상이 공개된 다음 날 해임됐으며 브로스넌은 휴직에 들어갔다.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흑인 브룩스의 사망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맞물려 미국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불을 지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