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본부장, 전격 방미…미국과 남북협력사업 돌파구 마련 주목

입력 2020-06-18 10:39
이 본부장, 비건 부장관 등 백악관·국무부 인사 접촉
북한 문제 논의…남북협력사업 진전 여부 최대 관심사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연합뉴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7일(현지시간) 미국을 전격 방문했다.

이도훈 본부장의 이번 방미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북한의 도발로 남북 관계가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이뤄져 더욱 주목된다.

이 본부장은 백악관과 국무부 등 미국 정부 인사들을 만나 북한 도발 대응책과 대북 공조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로 속도가 나지 않는 남북 협력사업에 대해 미국과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본부장이 이번 방미에서 남북 협력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방문 목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 말하면 안 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구체적 언급을 극도로 피했다.

이 본부장의 방미는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됐던 지난 3월 이후 중단됐던 고위 당국자의 미국 방문이 재개됐다는 의미도 있다.

이 본부장의 일정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워싱턴에서 며칠 동안 머물며 백악관과 국무부 인사 등을 두루 접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본부장은 자신의 카운터파트로,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겸직하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한·미 공조를 통해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는 방안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북한을 다시 북·미 협상 테이블로 이끌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이 남북 협력사업과 관련해 미국의 진전된 입장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최대 관심사다. 미국은 그동안 “남북협력은 비핵화 진전과 발맞춰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한국 주도의 남북협력 사업에 견제구를 던져왔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 ‘비핵화’라는 표현을 빼고 “미국은 남북관계에 대한 한국의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남북 협력사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스탠스가 변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