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반환, 혈서라도?” 성난 대학생들 ‘에타’에 혈서인증

입력 2020-06-18 10:24
이하 익명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대학생들이 혈서를 공개하며 등록금 반환 및 비대면 시험 요구에 나섰다.

한양대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17일 ‘등록금 반환 대신 혈서가 필요하다고?’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등록금 반환’ ‘대면 시험 반대’라는 글귀가 적힌 혈서 사진이 첨부됐다.

글을 올린 A씨는 “단순한 오기나 분노가 아니다. 학생은 언제나 학교의 주인이었다”며 “학생들이 건강하게 학습할 권리와 정당하게 등록금을 반환받을 권리를 얻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학교는 각성하고 대안을 세워라. 무책임, 무소통 반성하고 책임지라”고 말했다. A씨는 한양대 사학과에 재학 중인 3학년 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혈서는 앞서 6일 한양대 본관 앞에서 비대면 시험을 요구하며 간이 농성을 하는 재학생에게 한양대 교수가 “비대면 시험을 치르고 싶다면 학생들에게 혈서라도 받아오라”고 발언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한양대에 이어 연세대 익명 커뮤니티에도 혈서가 등장했다. 연세대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B씨는 ‘연세대 10만원’이라고 적은 혈서를 올리며 “등록금 반환요구에 대한 10만원 망언, 학생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학교에 대해 회의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이버 강의 기간 교수들이 보여준 안일한 수업 태도를 생각하면 등록금 반환은 결코 과한 요구가 아니다”고 말했다.

B씨의 혈서도 대학 측의 발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6일 연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측에 따르면 학생복지처장이 “학교의 주인이 되려면 돈을 내야 하는데 등록금 깎아 달라 하면 되나. 학생들이 10만원씩 더 내자는 말은 왜 못하나”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는 계속되고 있지만 대다수 대학교에서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근 건국대가 등록금 반환을 추진 중인 게 이례적인 사례다. 정부는 등록금 반환은 대학이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