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경제부시장에 민주당 홍의락 러브콜

입력 2020-06-18 09:52 수정 2020-06-18 14:2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입은 대구시가 위기의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여권 인사를 경제부시장으로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가 느끼는 정치적 고립감이 심해지면서 이를 해결할 ‘키맨’의 필요성이 절실해진 것이다.

18일 대구시에 따르면 권영진 대구시장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역임한 홍의락(65·사진) 전 의원에게 대구시 경제부시장을 제안했다. 사의를 밝힌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 후임 자리다.

홍 전 의원은 이번 21대 총선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지만 여당 재선 의원 출신으로 지역에서 여전히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다.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19대 때 국회의원이 됐고 20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뒤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기도 했다.

홍 전 의원은 국회의원 시절에 대구시의 정부 예산 확보에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정당이 우세한 지역임에도 지역민들에게 ‘대구를 위해 많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구시는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으로 지역을 잘 알면서 중앙과 연결고리가 있는 홍 전 의원이 정치적으로 고립된 지역의 경제 문제를 풀 적임자라고 판단하고 있다.

권 시장이 홍 전 의원에게 경제부시장을 제안한 것에 대해 지역 정치권은 대구시가 총선 이후 느끼는 정치적 고립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이번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홍 전 의원, 김부겸 전 의원이 낙선해 중앙과의 연결고리가 모두 사라졌다. 대구의 입장을 대변할 여당 국회의원이 한명도 없다는 것은 대구시의 협상력 저하로 나타났다. 사의를 표명한 이승호 경제부시장도 최근 입장을 밝히는 자리에서 “중앙정부와의 소통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고충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구시가 중앙정부와 소통할 지역 인사인 홍 전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홍 전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락 쪽으로 생각해 보면 가시밭길이라 가능하면 피하고 싶고 그래서 거절할 명분을 찾고 있다”면서도 “대구의 처지를 생각하면 도망갈 길이 거의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명분을)찾아 볼 것이고 2~3일 정도 고민한 뒤 그래도 명분 찾기에 실패하면 운명이라 생각하고 권 시장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수락 가능성도 열어놨다는 평가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지역에 중앙과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없어 고립된 처지”라며 “홍 전 의원은 지역경제를 잘 알고 중앙과도 소통이 가능한 인물이기 때문에 경제부시장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