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염증 치료제 ‘덱사메타손’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가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낙관하긴 이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과의 싸움에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덱사메타손은 중증을 앓는 환자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이 약은 면밀한 임상 감독 아래에서만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덱사메타손은 호흡기가 필요 없고 증상이 가벼운 환자에게는 유익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는 경증 환자를 포함해 이 바이러스를 다루는 데 사용할 더 많은 치료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의 주도로 진행된 ‘리커버리(RECOVERY)’라는 이름의 대규모 임상 시험 결과, 염증 치료 등에 사용돼 온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덱사메타손이 염증반응을 줄여줄 수 있지만, 면역(력)을 같이 떨어뜨려 다른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치료제라기보다 보조치료제로 생각하고 있다”며 “좀 더 체계적인 임상연구가 필요한지 이 부분은 임상 전문가들과의 협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WHO는 코로나19 치료제의 효능과 안전성을 실험하는 ‘연대 실험’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사용을 다시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던 약이다. FDA는 심장 합병증 보고를 언급하면서 해당 약품이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잠재적인 혜택보다 더 큰 위험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