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환 별세’ 홍사덕 전 의원… 노통 탄핵 앞장선 친박계

입력 2020-06-18 06:56
17일 별세한 홍사덕 전 의원. 뉴시스

전날 숙환으로 별세한 홍사덕(77) 전 국회부의장을 향한 애도가 18일 이어지고 있다.

경북 영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문리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중앙일보 기자,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을 거쳐 1981년 11대 총선에서 민한당 공천을 받아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12·14·15·16·18대 6선 의원으로 활동했고, 16대 국회 부의장을 지냈다.

고인은 1985년 12대 총선에선 신민당 소속으로, 14대인 1992년엔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그는 1992년엔 민주당에 입당해 같은해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 진영의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1993년엔 무소속으로 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1997년엔 김영삼정부 정무 1장관을 역임했다.

고인은 2000년 한나라당에서 16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명실공이 친박(친 박근혜)계 좌장으로 자리매김했다. 2007년과 2012년 잇따라 ‘박근혜 경선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의 선봉에 섰다. 2008년 18대 총선에선 친박연대 소속으로 당선됐다.

2004년 한나라당 원내총무로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주도했고, 이후 이른바 ‘탄핵 역풍’으로 17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18대 총선에서는 친박연대 후보로 나서서 당선됐으나, 19대 총선에서는 서울 종로에 출마했다가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정세균 국무총리에 패했다.

2012년 9월에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새누리당을 전격 탈당하면서 사실상 정계 은퇴 수순을 밟았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대선 캠프의 ‘투톱’ 격이었던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내부 갈등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고인은 1996년 각종 정치·사회 현안과 영화·연극·음악 등 문화에 대한 단상을 모은 ‘지금, 잠이 옵니까?’라는 저서로 화제를 모았다. 원고지 1100매 분량을 5일 만에 집필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빨리 쓴 책’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고인은 2013년부터는 KT 자문위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 이후 지병이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임경미씨, 아들 재선, 딸 은진·세나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오는 20일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