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돈 써야지” 클럽에 바글바글 모인 美젊은이들

입력 2020-06-18 05:42
사람들로 꽉 들어찬 미국 내슈빌의 한 나이트클럽. 트위터 캡처

미국에서 최근 재개장한 클럽이 젊은이들로 북적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17일(현지시간) LA의 지하 댄스 파티장과 애리조나주 클럽의 실태를 취재해 보도했다.

LAT에 따르면 지난 13일 밤 LA 남부의 한 창고 지하에 설치된 댄스 파티장에는 100명에 달하는 젊은이들이 몰렸다. 온라인으로 20달러짜리 티켓을 구매한 21세 이상 성인이면 아무런 제약 없이 입장할 수 있는 지하 클럽이었다.

클럽 입장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손 세정제도 구비돼있었지만, 일부 젊은이들은 손 세정제를 사용하는 다른 친구를 향해 침을 뱉으며 조롱하기도 했다. 한 여성은 “난 코로나19를 걱정하지 않는다. 그냥 당분간 내 할머니와는 시간을 보내지 않으려 한다”고 비꼬며 말했다.

LAT는 “코로나19 봉쇄령이 풀리면서 LA의 지하 댄스 파티장이 흥청망청 즐기는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13일 밤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시내의 한 나이트클럽도 만원이었다. 클럽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여러 블록에 걸쳐 길게 줄을 섰다. 클럽 내 댄스 플로어도 사람들로 꽉 들어찼다.

자신을 헤지펀드 매니저라고 소개한 한 청년은 “노인이나 아픈 사람은 집에 있으면 된다”며 “하지만 건강하고 젊다면 여기서 돈을 써서 경제 회복을 도울 필요가 있다”고 LAT에 말했다.

LAT는 전문가를 인용해 “사람들로 들어찬 밀폐된 실내 장소에 가는 것은 도박 행위”라며 “클럽과 댄스 파티장이 코로나19 확산의 새로운 진원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텍사스주에서는 젊은이들의 감염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달 초부터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의 대부분은 30세 미만이었다”며 “파티나 술집 모임이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