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즌 2’의 시청자 투표 조작 사기 혐의를 재수사한 검찰이 다시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부장검사 안동완)는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안준영 PD와 김용범 CP(총괄 프로듀서)의 사기 혐의에 대해 재수사를 벌인 뒤 이달 초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다.
검찰은 김 CP가 시즌 2에서 데뷔 멤버를 결정하는 최종 시청자 투표를 조작한 것은 맞지만 사기 혐의를 적용하기는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앞서 김 CP는 시즌 2 최종투표의 투표수를 조작해 데뷔 조로 뽑혔던 연습생 A씨를 다른 연습생으로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최종투표를 앞두고 김 CP에게 “데뷔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김 CP는 투표 결과 A씨가 데뷔 조에 포함되자 조작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검찰은 시즌3와 시즌4의 조작과 관련해서는 사기 혐의를 적용했었다. 투표 시작 전부터 데뷔할 멤버를 미리 정해두고 전체 순위 조작을 계획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은 시즌 2의 조작은 사전에 시청자들을 기망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영림)는 지난해 12월 안 PD와 김 CP를 업무방해와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었다. 투표 조작은 시즌 1~4에서 전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사기 혐의는 시즌 3과 시즌 4에만 적용됐다. 이에 팬들로 구성된 ‘프로듀스 101 진상규명위원회’는 검찰이 시즌 2의 조작과 관련해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았다며 항고장을 제출했다. 항고장을 검토한 서울고검을 재기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사건을 형사9부에 배당했다. 하지만 검찰은 또 다시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재판에 넘겨졌던 안 PD와 김 CP는 지난 5월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