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국정원, 진짜 몰랐냐”…여당 정보위원들 국정원 부실보고에 부글부글

입력 2020-06-17 19:40

남북관계가 강대강 국면으로 치닫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연일 문재인정부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비판과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전날 김태년 원내대표가 김연철 통일부장관을 작심 비판한 데 이어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 내정자인 김병기 민주당 의원이 17일 국정원의 보고 행태를 지적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정원 2차장으로부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관련 현안보고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보고 받을 만한 내용이 없을 것 같다”며 미뤘다. 이날 개별적으로 국정원 국장급 보고를 받은 민주당 정보위원들은 “내용이 하나도 없다”며 분통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과 김태년 원내대표 등은 18일 국정원으로부터 비공개 보고를 받기로 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 군의 금강산, 개성공단으로의 진출 등은 지난해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10월부터 계속 나오던 이야기”라며 “이에 대해 국정원이 언제부터 알았는지 물어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까지 좋았다가 오늘 갑자기 이런 게 아니고, 코로나19에 가려서 그렇지 오래 전부터 진행된 일”이라며 “국정원이 그럼에도 보고를 할 때 희망 섞인 보고를 한 건지, 나쁘게 이야기하면 기망인데 정말 몰랐냐고 질문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대북전단살포 문제도 안이하게 생각해서 대응을 안했을 것”이라며 “그동안 계속 알았을텐데 국정원이 대통령이나 주위에 어떻게 보고를 했는지, 보고 내용을 좀 가져와보라고 해야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개성공단 시설물 파괴까지 개의치 않는 걸 보면, 김여정 제1부부장이 말하는 건 지켜진다”며 “일부에선 희망 섞인 판단이 있지만 그렇게 안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제일 걱정되는 것은 군사도발로, 전세계적으로 개량화되고 진전된 무기체계로 도발하는 것”이라며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까지 하면 파국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도발과 관련, “(폭파) 시기는 아주 영리하게 선택했다”며 “내년의 경우 우리가 대선 전이고 올해는 미국 대선이 11월인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협상 실패를 자인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긴급 전문가 간담회에서 외교안보라인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으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인 김 의원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외교안보 당국자들이 보인 노력과 성과가 충분하다고 보는 국민은 많지 않은 걸로 안다”며 “야당의 문책 요구에 응할 필요는 없겠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뭔가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김정일 정권은 민족이나 의리와 같이 감상적인 걸 찾았지만 김정은 정권은 냉정한 현실주의자라는 점에서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북한을 상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나래 신재희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