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 보면 감염률 나온다… “하수처리장 검사로 코로나 창궐 파악 가능”

입력 2020-06-18 05:00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코로나19가 하수처리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생활 폐수를 조사함으로써 특정 지역의 감염률을 추산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17일 로이터통신은 일본 교토대 등 3개 대학 연구진이 합동으로 내놓은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사전출판된 이 논문에 따르면 일본 서부 이시카와현과 토야마현의 4개 폐수처리장에서 수집된 27개 샘플 중 7개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 특정 폐수처리장을 공동으로 이용하는 지역에서 감염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미리 인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키 후루세 교토대 교수는 “하수도 검사는 잠재적인 지역 감염에 대한 조기 경보 시스템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폐수처리장을 주기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면 사람을 검사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고 빠르게 지역 내 코로나19 창궐 여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제시됐다. 네이처지는 지난 4월 “폐수처리장에서 샘플을 채취해 코로나19 생존 여부를 확인하면 검사를 받지 않았거나 무증상인 환자를 포함해 지역 전체의 감염률을 유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 미국, 유럽 등의 보건 전문가들도 폐수처리장의 코로나19 오염도를 확인함으로써 해당 지역 주민을 전수 검사하지 않고도 감염자 수를 추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찰스 게르바 아리조나대 교수는 “폐수처리장을 조사해 전염병을 탐지하는 기법은 팬데믹 이전에도 수십년간 사용돼왔다”며 “바이러스 확산 여부 감지 외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의 방역 정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측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